실장급이 수석대표 맡아 워싱턴에서 1차 회의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현장에서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노동자 316명이 구금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한·미가 비자 문제 개선 논의를 위한 실장급 워킹그룹을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개최한다.
한·미는 오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워킹그룹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29일 밝혔다. 외교부는 “대미 투자기업의 미국 입국 원활화 및 비자 제도 개선 방한 협의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기홍 외교부 재외국민 보호 및 영사담당 대표와 케빈 김 국무부 동아태국 고위관리가 각각 수석대표를 맡는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벤처부, 미국 국토안보부와 상무부 등에서도 회의에 참석한다. 애초 한·미는 워킹그룹 수석대표로 국장급을 검토했으나 실장급으로 높였다.
한국 측은 미국이 단기 상용 B-1 비자를 통해 가능한 활동 범위를 명확히해 단속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안과 적용 가능한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우선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대미 투자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 숙련공을 위한 새로운 비자 형태 신설, H-1B(전문직 취업) 비자 할당 확보 및 한국인을 위한 E-4(특별 취업비자) 신설 등도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 비자 문제 개선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기업의 비자 관련 애로 사항과 비자 문제 개선을 위해 미국에 제기할 사항 등을 논의했다. 한·미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317명 구금 사태를 계기로 비자 제도 개선을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비자 관행·규정이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점 등이 이번 구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편 외교부는 법무부 및 관련 기업과 함께 구금됐다가 귀국한 노동자 316명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설문조사 이후 희망자는 추가로 개별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필요하면 미국 측에 결과를 공유하고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