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의원실 자료 공개···3년간 5000여건 신고
K팝 인기에 공연 암표 가격 천정부지 치솟아
NCT WISH 최고가···에스파·NCT 도영 800만원대
취소 조치 3.8%뿐···실효성 있는 법 개정 시급
걸그룹 에스파 ‘싱크 : 패러렐 라인’ 앙코르 콘서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3년 간 신고된 공연 암표 5000여 건 중 발권 취소 등 조치가 이뤄진 경우는 3.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공연법이 개정되며 처벌이 강화됐지만, 정가 15~20만원짜리 K팝 공연 티켓이 온라인상에서 최대 970만원까지 치솟는 등 암표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공연 암표 신고 주요 현황’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5405건의 암표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신고 내용을 통해 발권 내역을 특정할 수 있는 신고 건은 306건(5.7%)이었다. 티켓 예매처가 발권인에게 소명 요청을 하거나 발권 취소를 유도하는 등 조치가 이뤄진 경우는 207건(3.8%)뿐이었다.
3년간 신고된 5405건 중 음약 분야 공연(콘서트 등)이 63.5%(3433건)로 과반을 차지했다. 팬미팅 등 전통적인 공연으로 분류되지 않는 ‘기타’ 분야가 16%(868건), 게임 분야가 4.6%(253건), 뮤지컬 분야가 4.6%(251건)으로 뒤를 이었다.
암표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곳은 티켓베이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78.7%(4255건)로 대부분이었다. 엑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거래는 19.8%(1071건), 카페 및 블로그 등 포털에서는 1.5%(79건)이 접수됐다.
K팝 공연 티켓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국내 암표 거래내역 모니터링’에서 암표 가격 상위 20위를 모두 차지했다. NCT WISH, 에스파, NCT 도영, 블랙핑크, 보이넥스트도어, 라이즈, 제로베이스원, 데이식스 등 K팝 가수들의 공연은 정상 티켓가 대비 적게는 18배에서 많게는 51배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한 티켓 중고 거래 사이트에 NCT WISH 콘서트 티켓이 970만원에(위), 에스파 콘서트 티켓이 8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그중 최상위 가격은 오는 11월2일 열리는 보이그룹 NCT WISH의 데뷔 첫 단독 콘서트 ‘INTO THE WISH: OUR WISH’ 암표였다. 한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는 원가 19만8000원짜리 티켓이 97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었다. 이어 걸그룹 에스파의 세 번째 단독 콘서트 ‘2025 aespa LIVE TOUR SYNK aeXIS LINE’ 콘서트와 지난 6월 열린 NCT 도영의 ‘2025 도영 콘서트 도어스’는 15만4000원 상당의 표를 80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7월 연 ‘DEADLINE’ 고양 콘서트의 27만5000원짜리 티켓은 해외 리셀 사이트에서 304만원~474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현행 공연법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상습적·영업적으로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하는 경우로 처벌 대상이 한정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크로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입장권을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인력·예산 부족 문제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정상생센터가 문체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에 지난 3년간 배정된 직원은 매 해 단 1명뿐이었다. 센터 연간 예산도 지난해 3억원대에서 올해 2억원대로 축소됐다.
민 의원은 “시급히 제도를 개선하고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암표 근절에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