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측 “구속 부당”, 전날 구속적부심 청구
서울중앙지법, 내일 오후 4시 구속적부심사 진행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통일교 청탁 및 정치권 로비 의혹의 최종 결재자로 지목돼 구속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전날 10시간 넘는 조사를 받았다. 구속 후 1차 소환 조사 당시 4시간 반 만에 조사를 마친 것과 비교하면 고강도 조사가 진행됐다. 한 총재는 “기억이 안 난다”고 일관하고 남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식의 진술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 측은 구속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구속적부심도 청구했다. 구속적부심사는 다음 달 1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 총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10시간20분 동안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빌딩에서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주요 핵심 질문에 대부분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의 진술과 다이어리 기재 내용, 윤씨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후보님을 위해 잘 써달라’는 취지로 보낸 문자 메시지 등으로 ‘1억원 불법 정치자금’ 전달 및 수수 사실을 특정했다. 한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모씨의 수첩에도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이 전달된 날짜인 ‘1월5일’이 적힌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정황 증거를 근거로 특검은 한 총재를 상대로 2022년 1월5일 권 의원을 만나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캐물었다. 이에 대해 한 총재는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또 이러한 불법 정치자금 전달은 자신이 관여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실무 역할을 담당한 윤씨가 한 일이라고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한 총재 측은 “불교로 치면 ‘총무원장’ 역할을 맡은 윤씨가 한 총재에게 구체적인 보고 없이 알아서 한 일이고, 한 총재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한 총재는 2022년 2~3월 경기 가평군 천정궁에서 두 차례 권 의원을 만났을 때 현금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권 의원은 특검에서 “쇼핑백은 받았으나 그 안에 넥타이가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한 총재는 전날 특검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통상 천정궁에 오는 손님들에게 고급 브랜드의 넥타이를 선물하는데 권 의원에게 전달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다. 특검은 한 총재를 추석 연휴 전에 추가 소환할지 검토 중이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4가지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됐다. 한 총재 측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구속할 이유가 없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구속적부심사는 법원이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적법한지 따지는 절차다. 구속적부심을 청구하면 48시간 이내에 구속된 피의자를 심문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재판장 최진숙)는 다음 달 1일 오후 4시 한 총재에 대한 구속적부심사 심문기일을 연다. 구속적부심사에서는 한 총재를 심문하고 증거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 결론은 추석 전에는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