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 민원 서비스 마비로 현장 혼란
전남 국가정보시스템 불편 신고 408건 달해
우체국 택배 시스템 중단에 발송 못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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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 여파로 전국의 농·어업 관련 전산 서비스 일부가 중단돼 농·어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우체국 택배 시스템도 차질을 빚어 농민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화재 여파로 농업경영체 등록 변경과 신규 신청, 농지원부 발급, 전남어업허가증 발급이 중단됐다가 전날(29일) 재개됐다. 이동수당과 농지이용 신고, 각종 확인서 발급은 전산 연계가 끊기면서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농산물 바우처는 신규 신청이 불가능한 상태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도에 접수된 관련 불편 신고·상담 건수는 408건에 달한다. 전남도는 긴급 민원을 서면으로 접수하고, 시스템 복구 이후 보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충남 태안 천수만 어민들도 배 레이더와 무전기 등이 이날 오전까지 먹통이 되는 불편을 겪었다. 천수만 어민 정종상씨는 “위험 상황에 대비해 배 위치를 자동적으로 찾을 수 있는 레이더 등이 작동되지 않아 수기로 직접 배 출항 등을 알렸다”며 “오전에 해경으로부터 시스템이 복구됐다는 문자를 받은 뒤에서야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했다.
경남에서도 농업경영체 등록 변경 신청 등 여러 확인서 발급이 지연되다가 전날 복구가 이뤄졌다. 집중호우로 인한 농가 피해 신고 접수를 받던 제주도는 전산 입력이 막히자 기한을 연장키로 하고 수기 접수로 전환했다. 전북도 농지은행 임대차 계약과 온라인 전자 계약을 수기로 처리 중이다. 경북에선 지역 저출생 극복을 위해 자녀를 출산하면 100만~20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첫만남이용권’ 신규 신청자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행안부 차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공용브리핑실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추석 대목을 목전에 두고 우체국 택배가 차질을 빚자 농민들은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우체국 신선식품 택배는 이날부터 재가동됐지만, 변질 우려 등으로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
여성 농민들이 활동하고 있는 ‘언니네텃밭 협동조합’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도시 소비자들에게 제철 농산물을 꾸러미 형태로 보내주는 직거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매주 화요일이 정기발송일인데, 화재로 인해 우체국 택배가 제한 운영되자 이날 결국 일부 지역에 농산품을 보내지 못했다.
신지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많은 농민들이 농산물 판매를 위해 택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상당수 농민들이 의존하는 우체국 택배의 시스템이 여전히 불안정해 현장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논산 성동면 원봉리에서 사과·배 농사를 짓는 김대수씨(40)는 “매년 추석을 앞두고 애써 키운 과일을 팔아 한 해 농사 수입을 마련한다”며 “그동안 이용해왔던 우체국 택배가 안돼 대체 물류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