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평화 어머니 역할···나를 이렇게 대우하냐”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 유착’의 발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일 법원 구속적부심사에서 약 5분간 최후발언을 하며 “차명폰 사용에 오해소지가 있지만 증거인멸과 관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재판장 최진숙)는 이날 오후 2시10분부터 권 의원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했다. 구속적부심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적법한지를 법원이 심사해 판단하는 절차다.
이날 권 의원은 5분 안팎 동안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직접 진술했다. 권 의원은 먼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돈을 전달받았다고 했는데 직접 줬다는 것인지, 의자에 두고 왔다는 것인지 등을 알 수 없다”며 “윤씨의 진술을 알려줘야 대응을 하는데 특검에서는 전혀 이야기해주지 않아 대질조사 요청을 했음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방어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자신의 보좌관 명의의 ‘차명폰’으로 윤씨,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내역이 포착됐다. 특검은 권 의원이 수사에 대비해 핵심 관련자들과 ‘말 맞추기’를 한 정황으로 보고 증거인멸 우려가 커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이날 구속적부심사에서 “차명폰으로 이들과 통화를 한 건 맞지만 1억원과 관련한 정치자금 논란이 제기된 때는 올해 7월로, 정치자금과 전혀 관련이 없는 통화였다”며 “차명폰 통화를 근거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윤씨와는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했다고도 밝혔다. 전씨와 차명폰으로 통화한 것과 관련해선 “뼈 아프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5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최종 결재를 받은 윤씨로부터 통일교 행사 청탁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원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달 16일 구속됐다. 권 의원 측은 지난달 29일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을 포함해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4가지 혐의로 구속된 한 총재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도 이날 오후 4시부터 3시간40분 동안 법원에서 진행됐다. 한 총재도 약 3분 정도 최후 발언에 나서 “평화의 어머니 역할, 세계 평화를 위해서 평생을 바쳤다”며 “그런데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이 나라가 겨우 나를 이렇게 대우하냐. 참담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와 권 의원에 대한 구속적부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