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진심 어린 멜로디의 귀환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진심 어린 멜로디의 귀환

입력 2025.10.01 22:24

수정 2025.10.01 22:28

펼치기/접기

신승훈이 10년 만에 내놓은 12집 앨범 이름은 <신시얼리 멜로디스(Sincerely Melodies)>다. 진심 어린 선율이라 번역하면 좋을까? 폭발적인 리듬과 화려한 퍼포먼스가 가요계를 지배하고 나아가 그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K팝’의 시대에 신승훈이 내놓은 카드가 어쩌면 지극히도 뻔한 정공법이라는 사실이 퍽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마에스트로의 귀환은 거창한 행차가 동반된 화려한 잔치라기보다는 어느 카페의 빈티지 스피커에서 나오는 옛 음악처럼 고즈넉하고 푸근하다. 음원보다는 아무래도 CD나 LP가 어울릴 법한, 도드라지지 않게 차분하게 눌러 매만진 소리들이 오랜만에 귀를 두드린다.

어쿠스틱한 브릿팝 사운드를 머금은 ‘너라는 중력’과 고풍스러운 스탠더드 팝 ‘트룰리(Truly)’는 이 앨범을 규정하는 더블 타이틀곡이다. 지난 35년간 그의 커리어에서 한번쯤 마주친 것 같은, 하지만 생각해보면 결코 뻔하지는 않은 이 음악들은 공백 기간 동안 ‘새로운 음악을 내야 한다면 어떤 음악이어야 할까’를 거듭 고민하는 신승훈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선공개곡 ‘쉬 워즈(She Was)’는 앨범에서 가장 애틋한 발라드로, 수많은 힐링곡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신승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다독임의 노래다. 1990년대 초반 아무것도 몰랐던 한 소녀는, 이제는 너무 많이 알아 어깨가 무거워진 그녀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신승훈의 음악을 지탱하는 힘. 노래 제목의 과거형 비동사 ‘워즈(Was)’가 이렇게 애틋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던가.

‘끝에서, 서로에게’와 ‘그날의 우리’가 기억 속의 신승훈을 소환하는 동안, 시티팝 ‘러브 플레이리스트(Luv Playlist)’와 신스팝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레트로가 시대정신이 된 오늘 그가 고민한 자신만의 K팝이다.

K팝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았던 그 시절, 어쩌면 K팝이라는 시대의 정서적 토대를 제공했던 뮤지션 중 한 명으로서 신승훈이 선보이는 그만의 K팝은 그의 음악성이 여전히 현대적이고 유효하다는 증명이기보다는,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든 좋은 음악의 본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순간이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이 앨범의 제목처럼 ‘선율’의 힘은 결코 퇴색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그의 송라이팅에서 전반적인 멜로디는 순도와 완성도가 유난히 높다. 특히 마지막 곡 ‘저 벼랑 끝 홀로 핀 꽃처럼’은 이제 베테랑을 넘어선 위치에서 책임감과 무게를 보여주는, 발라드 대가의 근사한 사자후였다.

곰곰이 따져보면 남아 있는 것만큼이나 많은 것이 변했다. 오직 기타 하나로 멜로디를 그려내던 그가 후배 뮤지션들과 ‘송캠프’라는 협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때로는 과하게 느껴질 만큼 소리들을 앞서서 뚫고 나오던 그의 목소리가 한발 물러나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선율을 매만지는 것도 그렇다. 물론 이 모든 변화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건 아니다.

많은 대중이 1990년대 초반의 신승훈에 머물러 있는 동안, 그는 누구보다 많은 변신과 실험을 거듭해왔다. 맞지 않는 옷이라는 비판도, 너무 똑같은 옷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멈추어 있는 동안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만의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온 그 거장이 10년 만에 내놓은 궁극의 결론은 바로 그 무엇도 아닌 ‘진심 어린 선율’이었다. 반갑고, 무엇보다 다행이다.

김영대 음악평론가

김영대 음악평론가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