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오른쪽)가 지난 7월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박상진(왼쪽), 문홍주 특검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의혹에 연루된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을 구속 기소했다. 다만 기소된 혐의는 이 의혹과는 다른 개인 비리다.
특검은 2일 김 서기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 서기관은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9월쯤까지 국토교통부에서 발주하는 도로공사 공법 선정 등 직무와 관련해 한 사업자로부터 현금 3500만원 및 상품권 1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 서기관은 이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김 서기관의 구속 기간 만료일은 추석 연휴인 6일로, 특검은 추석 연휴에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피의자들에 대해 연휴 직전인 이날 무더기 기소했다.
김 서기관은 2022년 국토부가 용역업체들을 통해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당시 국토부 도로정책과 담당자였다. 특검은 양평고속도로 종점부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하던 중 김 서기관에 대한 또 다른 범죄 정황을 발견했다. 지난 7월 김 서기관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현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확인했다.
특검팀은 김 서기관이 김 여사 일가의 선산과 토지가 있는 양평군 강상면으로 종점을 변경하도록 용역업체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업무상 배임)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5월 이 고속도로 종점이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김 서기관은 용역업체들을 상대로 강상면 일대를 가리키며 “검토해 보라”라며 “윤 대통령 측 관심사안”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한 양평고속도로 노선의 종점 변경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