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당사자인 김상민 전 검사가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건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상민 전 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2일 “김 전 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알렸다. 이번 기소는 특검팀이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기소한 첫 사례다.
김 전 검사의 구속기한이 추석 연휴 중인 오는 7일에 만료돼 특검은 연휴 직전 평일인 2일에 기소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김 여사 측에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 그림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박모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도 있다.
특검은 김 전 검사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려 했으나 구속기한 내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청탁금지법을 적용했다. 청탁금지법은 대가성이 없어도 적용할 수 있지만 뇌물죄는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특검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검사가 김 여사로부터 국민의힘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자리를 약속받고 그 대가로 그림을 건넸다고 설명하면서 “뇌물죄로 중형이 예상된다”고 밝혔었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과 그림 수수 경위, 대가관계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검사가 김 여사 측에 그림을 전달한 사실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 공소장을 변경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검이 뇌물죄 적용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그림을 받은 김 여사를 함께 처벌하기 위해서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반면, 뇌물죄는 공직자의 배우자를 ‘공직자의 공범’ 신분으로 처벌할 수 있다. 특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4시간30분 가량 조사했다.
특검은 공모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선 윤 전 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해 이미 두 차례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만큼 앞으로도 조사가 쉽지 않을 걸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가 잡혀있지는 않다”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윤 전 대통령 조사를 상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검사 측과 특검은 재판에서 그림의 값어치를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그림이 진품이라고 보고 가액을 김 전 검사가 지불한 1억4000만원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김 검사 측은 한국고미술협회 등의 감정 결과를 근거로 그림이 가품이라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가법은 수뢰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 가중 처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