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 시작을 앞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일 일부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들이 ‘원대 복귀’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특검을 항의방문한 더불어민주당을 “정치 깡패 같은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파견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정국 반전의 계기로 보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검 검사들이 원대 복귀를 요청한 것을 두고 “지극히 옳은 문제의식”이라며 “수시와 기소 분리를 위해 검찰이 해체되어야 하면 수사·기소권을 모두 쥐고 있는 특검을 가장 먼저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밥상에 검찰청 폐지 뉴스를 올리겠다고 공언하더니 이재명 폭주·독재·무능을 알리는 소식으로 추석 상다리가 부러질 지경이다”라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민생·국민을 위한 업무에 심대한 차질이 예상되는 심각한 상황인데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무얼 하고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느닷없이 3심제를 부정하면서 검찰 상소 제도를 비판하고 검찰 공격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부장급 검사들은 수사 중인 사건들이 마무리되면 원소속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며 민중기 특검을 만나 ‘파견 검사 일동’의 입장문을 전했다.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전날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특위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파견 검사 40명의 집단 성명은 검찰개혁에 대한 집단 저항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특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 차원에서 (특검팀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친정집인 검찰을 해체·사형선고를 내리고 수사권 손발을 다 자르고서 항의도 못 하게 찾아가 무릎을 꿇린 것”이라며 “민주당의 정치 깡패 같은 협박에 검찰은 이렇게 굴종할 것인가”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검찰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왜 검사들한테 의존하나”라며 “그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칼날이 당을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이번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들의 원대 복귀 요청이 다른 특검팀으로도 번질지 주목하고 있다. ‘내란 정당 프레임’을 벗기 위해서는 이러한 특검 내 검사들의 복귀로 국민의힘에 대한 수사가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특검이 기소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권성동 의원뿐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권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내란 특검팀은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와 관련해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