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계속 커지며 6·27 대출 규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실수요자들이 불안 심리로 주택 매수에 뛰어들면 추석 이후 더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시장 과열을 막고 반전시킬 종합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됐다.
한국부동산원이 2일 발표한 9월 다섯째 주(9월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주 새 0.27%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0.19%)보다 커졌고, 대출 규제 발표 전인 6월 둘째 주(0.26%)도 웃돌았다. 9월1일 0.08%, 8일 0.09%, 15일 0.12%에 이어 상승률도 매주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성동(0.78%)·마포(0.69%)·광진(0.65%)·강동(0.49%)은 전체 상승세를 견인하는 ‘불장’이 됐다. ‘똘똘한 한 채’ 심리를 누그러뜨리기엔 대출 규제만으로 부족하고, 9·7 공급 대책 발표 후에도 주택 수요자들이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기 전 서둘러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책 당국은 추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규제지역 확대에 대해 “필요하면 정교하게 하겠다”고 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세금 문제,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종합대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달아오른다고 그때그때 단발성 땜질 대책을 쏟아내기보다는 차분하고 정교하게 다방면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던 경험이 반면교사로 작용한 것이지만, 자칫 장고하다 칼 빼들 시점을 놓칠 우려도 있다.
주지하듯 ‘정책 한 방’으로 집값이 안정되지는 않는다. 그런 특효약은 없다. 정부 처방이 시장에 스며들도록 정책의 일관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당국 간 긴밀한 협조가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의 한 축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이는 ‘신속통합기획’만이 만능 공급책인 듯 홍보할 뿐 빌라·다세대주택 가격을 급등시키는 부작용엔 눈감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은 없다는 식의 미온적 태도로 시장에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느닷없이 ‘잠삼대청 토허제 해제’로 집값 상승을 촉발한 장본인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정부는 금융·공급·세제를 아우르는 강력하고 치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되 정책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부동산 시장은 한 번 불붙으면 진화하기 어렵다. 아무리 강력한 대책도 적시적소를 놓치면 ‘난로 위의 얼음’처럼 금세 녹아버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6·27 대출 규제가 발표된 직후인 6월30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밀집지역에 거래 관련 내용이 적혀 있다. 성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