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
공공 서비스 중단되며 ‘혼란 계속’…예산안 합의 불발에 장기화 우려
공화·민주 의원들 “국립공원 폐쇄 땐 지역경제 악영향” 개방 안간힘
미국 의회의 임시 예산안 합의 실패로 1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발생하면서 법원·국립공원 등의 서비스가 중단돼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력하고 있는 이민자 단속과 관세 정책은 셧다운 중에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뉴욕 이민법원의 난민 심사 등 주요 절차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난민 신청자들이 예정된 일정에 맞춰 법원에 출석했지만 심리가 취소됐다. NYT는 “셧다운이 몇주간 계속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미 국영방송인 미국의소리(VOA)는 모든 방송을 중단하고 기자 80명을 해고했다. VOA 페르시아어·중국어 웹사이트에는 “미국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정부 폐쇄가 발생해 VOA 방송이 중단됐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던 미 국민들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뱅크레이트의 수석 산업분석가 테드 로스먼은 “연방주택청, 재향군인청, 농무부 대출을 받으려던 주택 구매자들은 셧다운 기간 대출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셧다운으로 국립공원이 일부만 개방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전날 연방 국립공원관리청(NPS)은 국립공원 도로·산책로·기념물 등은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할 것이나 시설 보호가 어려워지거나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운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NPS 직원 1만6000명가량이 휴직에 들어갔고 국립공원에는 최소한의 안전 담당 인원만 남았다.
공화·민주 양당 소속 주지사와 정치인들은 국립공원 폐쇄가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공원 문을 열어두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제이 오버놀트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은 “국립공원은 지역사회의 경제적 뼈대”라면서 내무부에 운영 지속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레지 존슨 유타주 천연자원부 부국장은 “셧다운이 길어지면 공원 폐쇄는 방문객뿐 아니라 방문객에 의존하는 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셧다운으로 뉴욕의 대표 관광지 ‘자유의 여신상’이 폐쇄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미국 사회 일부가 마비되는 와중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이민자 단속과 관세 정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최근 백악관의 문서들과 전현직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민법 집행과 관세 협상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이전 셧다운 기간보다 훨씬 더 많은 인력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민세관단속국은 셧다운 기간에도 업무 대부분이 계속될 수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