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섬유증의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심각한 호흡장애를 초래할 수 있지만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던 폐 섬유증의 치료 가능성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섬유화를 억제하는 특정 유전자가 간경변·신장섬유증에 이어 폐 섬유증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 연구팀은 폐 섬유증의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분자 치료(Molecular Therapy)’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환자의 체외에서 배양한 폐조직을 분석하는 한편 동물실험도 함께 진행해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폐 섬유증은 폐 세포가 딱딱한 섬유조직으로 변하는 난치성 호흡기 질환이다.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떨어져 저산소증이 발생하며 심각한 호흡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번 섬유화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그동안 섬유화를 막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를 통해 간·콩팥에서 섬유화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TIF1γ 유전자가 실제 폐 섬유증 환자의 폐조직에서 건강한 사람보다 현저히 낮게 발현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TIF1γ 유전자를 활용한 치료제를 폐 섬유증 실험동물에 투여해 세포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 유전자가 폐 섬유증을 악화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를 복합적으로 조절해 섬유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 독소물질이 들어가면 이를 제거하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염증성 신호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따라 폐상피세포가 섬유화되는 과정을 억제한 것이다. TIF1γ 치료군의 폐에서는 이 일련의 과정이 차단되면서 섬유화 진행을 막고 폐 기능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체외 배양한 인간 폐조직 실험에서도 TIF1γ 유전자치료제의 효과는 동일했다. 이 결과는 단일 유전자 치료만으로 폐 섬유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섬유화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 가능성 또한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효수 교수는 “현재 임상 적용이 가능한 고품질 TIF1γ 유전자 치료제를 완성하기 위해 GMP 공정 개발 단계를 수행 중”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안전성 평가 및 임상시험에 들어갈 방안을 모색해 폐 섬유증 외에 간경변증·콩팥섬유증 등 다양한 장기 조직의 섬유증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