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소환조사 계획···한 총재 불출석 사유서 제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2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구속기소하면서 이제 ‘통일교 청탁 사슬’의 정점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 기소만을 남겨두고 있다. 특검은 의혹의 마지막 고리인 한 총재에 대해 추석명절 연휴 중 소환조사를 하고 오는 10일쯤 기소할 방침이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통일교 측이 교단 현안을 청탁하는 데 활용한 인물들에 대한 신병 확보를 하고 잇따라 재판에 넘겼다. 통일교 측은 권성동 의원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소통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네는 등 ‘투 트랙’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검은 권 의원을 비롯해 전씨와 김 여사, 청탁 실행 역할을 했던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 등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이제 통일교 청탁 의혹의 ‘최종 결재자’로 지목된 한 총재 처분만 남은 상황이다. 한 총재 측은 최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구속 기간이 오는 12일까지로 늘어났다. 특검은 한 총재에 대해 오는 10일 기소할 방침이다. 10일은 구속기간 만료 전까지 남은 유일한 평일이다.
특검은 추석 연휴 중인 오는 4일 한 총재 소환조사를 계획했으나 불발됐다. 이날 한 총재 측은 건강상 사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특검은 출석을 통보했으나 한 총재 측이 당일 오전 건강상 사유를 적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한 총재는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한 총재는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네 가지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2022년 1월5일 권 의원에게 통일교 지원 등을 청탁하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20대 대선 전 통일교 자금으로 국민의힘 광역시도당 등에 총 2억1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엔 윤씨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그라프 목걸이 등 8000만원대 청탁용 선물을 전달하도록 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이 금품을 마련하기 위해 통일교 자금을 활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 권 의원이 윤씨에게 전한 통일교 임원 등의 미국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듣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있다. 한 총재와 같은 혐의를 받는 한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모씨에 대해서도 특검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한 총재와 같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정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한 총재 기소 후 특검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정치 개입을 시도했는지 살펴보는 등 ‘정교유착 의혹’ 수사를 이어간다. 한 총재 등 통일교 측은 김 여사의 요청으로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원하는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통일교인을 집단 가입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특검은 국민의힘 데이터베이스 관리업체 및 국민의힘 경남도당을 압수수색하면서 11만~12만명의 통일교인 추정 당원 명단과 통일교 추천인이 적혀있는 입당원서 묶음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한 총재가 2022년 2~3월 권 의원에게 추가 정치자금을 전달한 의혹의 실체도 밝혀내야 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