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2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부패 척결과 의료·교육 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Z세대 시위’를 주도하는 청년 단체가 정부 퇴진을 공개 요구했다.
주도 단체인 ‘Z세대 212’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헌법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사회적 요구에도 응답하지 못한 현 정부는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여러 청년 단체가 느슨하게 결집한 이 조직은 다만 “조국과 국왕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며 모하메드 6세 국왕에 대한 충성은 분명히 했다. 또 “평화 시위로 구금된 모든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모로코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엿새째 청년층의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교육·의료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는 한편,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동 개최와 오는 12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유치를 위해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비판했다. 청년들은 생활 개선 대신 국제 이벤트에 치중하는 정부 정책을 ‘역주행’으로 규정하며 거센 불만을 드러냈다.
시위는 지난 1일 격화했다. 해안 도시 아가디르 외곽 르클리아 마을에서 시위대가 경찰서를 장악하려 하자 경찰이 발포해 3명이 숨졌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충돌이 확산하며 사상자가 속출했다.
아지즈 아크하누크 총리는 전날 공개 연설에서 “시위대의 요구에 응답하겠다”며 대화 의사를 내비쳤지만, 희생자 발생에 대해서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만 언급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벌어진 시위로 354명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다수가 경찰관이다. 또 23개주에서 차량 수백대와 80여개의 공공·민간 시설이 파손됐다. 당국은 409명을 구금했다고 밝혔지만 모로코인권협회(AMDH)는 10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