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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많은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남성만 인류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믿어왔습니다.

503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대통령이 됐습니다.

지난해 취임 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멕시코 최초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오는 1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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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기념식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초 국가’ 멕시코에서 ‘성평등 개헌’ 이끌다···셰인바움 대통령의 1년

입력 2025.10.06 08:00

수정 2025.10.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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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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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깨고 멕시코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초당적 합의 이끌며 평등권 보장 개헌안 통과시켜

복지 확대·치안 강화 등에 지지율 79% 고공행진

많은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남성만 인류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믿어왔습니다. 503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대통령이 됐습니다. 저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해낸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중장년 남성 국가 수반이 세상을 제패하는 상황에서 1억3000여만 인구를 이끄는 여성 지도자가 있다. 지난해 취임 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멕시코 최초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오는 1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멕시코국립대 에너지공학과의 최초 여성 박사생, 최초 여성 멕시코시티 시장 등을 지내며 ‘유리 천장’을 깨온 그는 가부장제와 여성 차별에 맞서고 있다.

2024년 10월 1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기념식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4년 10월 1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기념식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초 국가’로 불리는 멕시코는 여성 인권 수준이 낮은 나라로 꼽힌다. 지난해 발생한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사건)는 733건으로, 하루에 약 2명꼴이다. 멕시코 국가통계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를 본 여성은 49.7%, 신체 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34.7%에 달했다. 여성이 경제 활동을 하거나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남아있다.

멕시코 언론들은 그의 당선 자체가 여성의 정치적 한계를 뚫은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성 평등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취임 이틀 후 의회에 성 평등 보장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제출했다. 개헌안에는 ‘남녀는 법 앞에 평등하다. 국가는 여성의 실질적 평등권 행사를 보장한다’ ‘모든 사람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 국가는 여성, 청소년, 아동을 보호할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공무원 임명 시 성비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내용과 성 평등 관점에 따라 사법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 동일임금·동일노동 내용 등도 더해졌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성 평등 개헌안을 초당적 합의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의회 연설에서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의무는 여성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필요에 따라 헌법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지난 11월5일 하원의원 468명은 개헌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그로부터 다음 달 새 헌법이 공포됐다.

셰인바움 행정부는 개정된 헌법 조문을 근거로 멕시코 최초로 여성부를 신설하고 여성 복지 정책을 확대했다. 여성부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여성 노인 연금제를 시작했는데, 이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60~64세 여성에게 2개월마다 3000페소(약 23만원)를 지원하는 제도다.

여성부는 이 밖에 여성폭력 대응 예산을 늘리고, 경력 단절 여성 재취업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2024년 4월 29일(현지시간) 멕시코 소치밀코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4년 4월 29일(현지시간) 멕시코 소치밀코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개헌 후 9개월이 된 현재 시점에서 개헌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진 않고 있다.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단기에 성과를 내기보다 장기적으로 성차별 구조를 없애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사회에서도 이 같은 변화에 대한 백래시(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가 있었다. 가톨릭 단체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임신중지 합법화 계획에 대해 반발심을 드러냈다. 보수 성향의 PAN(국민행동당) 소속 리리 텔레스 상원의원은 성 평등 정책이 “여성의 역할을 왜곡하고 전통적인 가족 구조를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성 정책뿐만 아니라 복지 확대, 치안 강화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가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그의 지지율은 79%로 취임 첫 달 지지율과 같았다.

진보 성향 집권당 국가재생운동 소속 남성 정치인들도 국가 지도자 기조에 따라 성 평등 정책을 공개 지지했다. 후안 라몬 데 라 푸엔테 멕시코 외교장관은 “멕시코는 여성의 시대”라며 여성의 권리 향상이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카르도 모레날 하원의원은 “성 평등은 지속적인 운동으로 이뤄진다”며 멕시코 사회에서 성 평등이 실현될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 인권단체 워싱턴 라틴 아메리카 사무소(WOLA)는 “성차별과 여성 대상 폭력을 극복하기 위해 법 개혁과 제도적 장치 마련은 중요하다”면서도 “이러한 조치는 충분한 인프라와 예산을 갖춘 공공 정책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셰인바움 행정부를 평가했다.

▼ 윤기은 기자 energyeun@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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