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선형, KCC 제압 일등공신
김낙현 합류한 SK 경기력 ‘탄탄’
KCC는 “허훈 복귀만 하면” 기대
수원 KT 김선형(왼쪽 사진)과 서울 SK 김낙현. KBL 제공
‘가드의 전쟁’이다. 각 팀의 간판 가드들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통해 연쇄 이동하며 2025~2026 프로농구 전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개막하자마자 이적 가드를 둘러싼 라이벌전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FA 시장 최대어였던 허훈은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8억원에 수원 KT에서 부산 KCC로 이적했다. 이는 가드 연쇄 이동의 시발점이 됐다. 허훈을 잡지 못한 KT는 포인트 가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 SK로부터 김선형을 영입했다. 주전 가드 김선형을 잃은 SK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김낙현을 데려왔다.
지난 4일 KT와 KCC의 경기는 ‘허훈 빠진 허훈 더비’였다.
KCC는 허훈-허웅-송교창-최준용의 ‘슈퍼팀’을 완성했으나 종아리 부상을 입은 허훈을 빼고 경기하는 중이다. KT는 SK의 ‘속공 농구’를 주도했던 김선형을 통해 어떤 색깔의 농구를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1차전 승자는 KT였다. 골밑 싸움에 강한 KT는 김선형을 주축으로 빠른 트랜지션까지 선보이며 KCC를 제압했다. 리바운드 47개, 스틸 9개를 기록하며 KCC(리바운드 32개, 스틸 6개)를 뛰어넘었다. 허훈이 빠진 KCC가 ‘완전체’가 아니었지만 주득점원 허웅을 8득점으로 묶었다.
5일에는 ‘김선형 더비’가 열렸다. 이날은 KT가 SK에 64-104로 크게 졌다.
수비와 3점슛에 특화된 가드 김낙현이 합류하며 SK의 경기력은 한층 더 탄탄해졌다. 이날 SK의 3점슛 성공률은 39%(13/33)였다. 지난해 정규시즌 30.4%에 불과했던 3점슛 성공률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김선형은 3득점에 그쳤다. 필살 속공도 김낙현의 수비에 막혔다.
김낙현을 빼앗긴 한국가스공사는 무력한 모습이다.
지난 시즌 팀의 강한 수비 농구를 주도한 김낙현-샘조세프 벨란겔-정성우의 ‘3가드’ 체제가 무너졌다. 에어컨리그에서 주전급 가드를 영입하지 않은 탓에 김낙현의 빈자리가 크다. 한국가스공사는 개막 2연패를 기록 중이다.
SK와 KT가 시즌 초반 약진하고 있다. KT는 9일 삼성전에서 74-66으로 승리했다. 김선형이 18득점 5어시스트로 크게 활약했다. KT는 3승1패로 단독 선두고, SK가 2승1패로 뒤를 잇는다.
허훈의 복귀가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허훈은 개막 후 2주 정도 재활에 전념한 뒤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민 KCC 감독은 “빡빡한 1대1 농구가 되는 부분을 허훈이 들어와서 전체적으로 조율해 주면 경기가 더 잘 풀릴 것 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