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29일 또는 30일 예측
정상회담 장소는 서울 아닌 경주 유력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오는 29일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1박2일로 방한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외교가 말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방한해 1박2일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27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7~29일 일본을 방문해 차기 총리가 될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와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9일 경주를 방문한다. 당초 미 측은 당일 일정을 계획했으나, 한국 측의 요청에 따라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은 29일이나 30일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을 하며 “한국에서 시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재차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한국 정상과 각각 회담을 하고,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내년 APEC 의장국이다.
미·중 정상회담은 외교 최대 이벤트로 평가된다.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은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이며, 함께 방한하는 것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두 정상이 회담을 통해 반도체·인공지능(AI) 장비·희토류 등을 둘러싼 관세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형성돼가는 안보 대립 구도에서 완충적 공간을 만들어 낼지도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짧은 일정을 고려하면 미·중, 한·미 정상회담 장소는 서울이 아닌 경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이 최근 서울 신라호텔 예약을 취소한 것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중국 대표단의 숙소는 경주 코오롱 호텔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출국할 가능성이 높다. 다자외교 무대인 APEC에 트럼프 대통령이 빠지게 되면, 글로벌 공급망·AI·기후 위기 등 글로벌 의제에 협력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힘이 빠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외교보다는 양자외교를 선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등에서 ‘깜짝 회동’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교부는 미·중 정상회담 등에 대해 “구체 일정을 소통하고 있다.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