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 증후군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
명절 연휴기간에는 연이은 음식 준비나 장거리 운전, 가족·친척 모임에서의 긴장과 스트레스 등으로 피로가 쌓이기 쉽다. 하지만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만성피로 증후군’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명확한 의학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속적이고 심각한 피로감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일상적인 활동조차 어려워지는 것이 증상이다.
기억력과 집중력 장애, 두통, 인후통, 림프샘 압통, 근육통과 다발성 관절통, 수면 후에도 상쾌하지 않은 느낌, 운동 후 심한 권태감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박세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피로 증후군에는 감염, 극심한 스트레스, 독성물질 노출, 중추신경계 장애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여성과 노인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여성의 호르몬 변화와 잦은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부족, 그리고 노인의 면역력 저하와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특정 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질환이 아니다. 대신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 과정을 거친다. 간 기능 검사, 빈혈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류마티스 검사, 우울증 평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검사를 통해 다른 질병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되면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질환의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치료는 증상의 완화를 목표로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항우울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통증 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맞춤형 치료를 시행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하므로 먼저 규칙적인 생활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피로를 관리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식사를 할 땐 과식이나 불규칙한 식사를 피하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야 한다. 만성피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므로 명상이나 취미활동 등 개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
인체는 생활습관의 작은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몸이 이상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큰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만성피로 증후군도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일 수 있으므로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세진 교수는 “최근 만성피로 증후군에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유산소 운동이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다만 운동 강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며 “건강한 삶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