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정회되자 퇴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첫날인 13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으로서 국감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선거 중립 위반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 이후 서 의원 등 의원들 질의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사위 국감에서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하루 만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이런 사건이 세상이 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국감에 출석해 관례에 따라 인사말을 하되 일반 증인으로서 질의응답에 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를 무시한 채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언급하지 않고 의원 질의를 시작하게 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국감장에 계속 출석한 채로 의원 질의가 이어졌다. 서 의원은 “법원 판사들도 조희대가 사퇴해야 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기록이 7만페이지인데 이걸 이틀 만에 파기환송 결정한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에게 묻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만난 적 있는가. 윤석열과 만났고 윤석열로부터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묻고 싶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는 만난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 내란 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을 언급하며 “이런 판사들을 그냥 두는 조희대는, 도대체 이런 사법부는 말이 되는가”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잘 서야 대한민국 법원이 잘 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조 대법원장에 대해 이석 없이 계속 질의응답을 진행하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말도 안 된다”며 즉각 반발했고 국감장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조배숙 의원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것”이라고 했고, 송석준 의원은 “이건 감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법원장은 정면만 바라본 채 입을 계속 다물고 있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