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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입력 2025.10.13 21:04

수정 2025.11.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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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지인이 보내준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허경영의 하늘궁에 대한 내용인데 작년에 TV에서 방영했던 것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몸에 좋다며 ‘불로유’를 집에 1000병 이상씩 쌓아놓고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불로유는 그냥 보통 우유인데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지난 것이란다. 그런데 우유병에 ‘허경영’이라는 글씨만 써 놓으면 만병통치약이 된다고 믿는다. 부패한 우유를 매일 마시면 몸에 지극히 해로울 수밖에 없다.

허경영은 그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사람들을 웃기는 가벼운 정치인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아주 심각한 종교 지도자가 되어 있었다. 그가 살고 있는 하늘궁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시설에서는 해괴한 종교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고 그는 벼락부자가 되었다. 그를 신으로 떠받드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것을 종교라고 부르기는 애매하니 그것은 사이비 종교보다는 무속에 더 가까워 보인다.

신천지, 영생교, 만민중앙교회, 천부교,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등 기존 사이비 종교들은 집단적이고 지능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세뇌한다고 하지만 허경영을 믿는 사람들은 어떤 심리 때문에 그렇게 됐을까? 그들은 다 아주 멍청하거나 특별한 사람들일까?

선진국 문턱에 서 있다는 대한민국은 요즘 이상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엉망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전직 대통령은 무속에 빠져서 청와대에서는 단 하루도 잘 수 없다며 엉뚱한 곳에 집무실을 짓게 하고는 자기는 한동안 서초동에서 출퇴근했다. 집무실 이전 때문에 수천억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국방부, 합참본부, 외교부는 유탄을 맞았다. 임기 중에는 이것저것 이상한 일을 벌이고 영구집권하겠다고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해 감옥에 들어가 있는데 요즘에 그는 점점 허경영을 닮아간다. 그를 믿는 자들이 ‘윤 어게인’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하거나 추석날 구치소 앞에 모여서 그에게 절을 올리니 말이다. 만일 그 또는 그의 부인이 감옥에서 나온다면 허경영처럼 신격화되어 떼돈을 벌거나 대단한 정치권력자가 될지도 모른다.

통일교의 정치개입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는 내세우는 이념이 숭고하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신격화된 교주를 믿는 종교이니 사이비 종교임이 분명하다. 이 종교는 일본에서 아베 전 총리 암살과의 연관성, 고액 헌금 등의 문제가 드러나는 바람에 법원에서 해산 명령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정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이 대규모로 당원에 가입해 특정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하고 그 대가로 통일교 관련 사업에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통일교의 불법성이나 일부 인사들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와는 관계없이 일단 그런 사이비 종교가 정치에 간여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또한 사랑제일교회, 세계로교회, 신천지와 같은 종교 집단도 그들이 종교적으로 사이비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과 돈의 힘을 빌려 정치의 한복판에서 권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정교분리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21세기 한국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들 중에는 판단력과 분별력이 부족한 경우가 상당히 많겠지만 그래도 나는 그들이 멍청하다거나 순진하다기보다는 그들의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믿는 것만 옳고 남들은 틀리다는 ‘오만’과 손쉽게 구원을 받겠다는 얄팍한 ‘욕심’을 가진 사람들로 보인다. 오만은 늘 편견을 수반한다. 잘못된 판단은 대개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수학 논문에서도 오류는 대개 풀이 과정에서 발생하지 않고 사실이 아닌 것(명제)을 옳다고 믿고 전개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만과 욕심

그들은 자기들만의 교주를 통해 너무 쉽게 구원과 평안을 얻으려 한다. 착하고 올바르게 하는 것과 무관하게 믿음과 기도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과욕이다. 일생을 희생과 봉사로 보내고 깊은 신심을 가지고 수행에 전념했던 분들에게도 구원을 얻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말이다.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개인의 평안이나 물질적 성공을 추구하기보다 세속화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헌신에 기반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명예교수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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