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차 국감…조희대, 마무리 발언 때 출석 “본연 소명 다하려 최선”
서버실 향하는 법사위원들…‘로그기록’ 접근 못해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법사위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현장 국정감사 중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에 대한 로그기록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서버실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대법원 2차 국정감사에서 현장검증을 시도하며 대법정과 소법정, 대법관 집무실 등을 둘러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법원 압수수색”이라고 크게 항의하며 국감장을 떠났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법원행정처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감장을 벗어나 현장검증을 강행하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행정처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대법원을 찾아 전체회의를 진행한 뒤 현장 국정감사로 전환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오늘 현장검증은 대선 후보 파기환송 판결 과정에서 전산 로그기록 등 관련 자료와 대법관 증원 관련 소요 예산 산출 근거 자료를 검증해 파기환송 과정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추 위원장은 의원들 질의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지난 5월 파기환송 판결 관련 서류 제출 요구 안건을 상정했다. 3월26일~5월1일 대법관들의 기록 접근 이력과 재판연구관 검토 및 보고 관련 기록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에서 반발했으나, 결국 안건은 재석 17명 중 찬성 10명으로 가결됐다.
천 처장은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해 고성이 오갔다.
추 위원장은 정오쯤 감사 중지를 선포하고 “시간 관계상 현장으로 이동하겠다. 행정처에서는 처장님을 필두로 현장으로 안내해달라. 별도 공간으로 일단 이동하겠다”고 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회의실 문을 막아섰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국감장을 벗어나 승강기를 타고 이동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석한 뒤 천 처장은 당황한 표정을 한 채 자리에 남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천 처장에게 “로그기록은 보여주면 안 된다”고 했고, 천 처장은 “절차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천 처장은 이후 대법원 6층 처장실에서 추 위원장,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과 1시간가량 면담했다. 국감장에 남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장에서 대책회의를 했다. 신동욱 의원은 “이틀 전 대법원장 감금에 이어 대법원 점령”이라며 현장검증에 강하게 반발했다.
오후 3시30분쯤 민주당 의원 등이 대법원 현장을 둘러보기 시작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감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질의응답은 국민의힘 의원 없이 진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현장검증에서 대법원 PC 로그기록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천 처장을 향해 “7만페이지에 달하는 이 대통령 사건 기록을 단시간에 검토하고 판결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기록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이어갔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 출석해 인사말을 했던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현장 국감엔 종일 자리를 비웠다가 마무리 발언 때 출석했다. 조 대법원장은 “해소되지 않은 부분 중 답변 가능한 부분을 파악해 처장을 통해 답변드리겠다”며 “위원님들의 귀한 말씀을 토대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서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고, 본연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의원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도 참석해 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