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극우 유신회와 연정 논의
일본 총리와 집권 자민당의 총재가 별도로 존재하는 ‘총총 분리’가 장기화하고 있다. 공명당의 연립정권 이탈로 총리 지명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자민당 내에선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왼쪽 사진) 체제를 유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아사히신문 등은 지난 14일 비공개로 열린 자민당 양원 간담회에서 이시바 총리가 계속 총리직을 맡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15일 보도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리 지명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벌자는 취지다.
마이니치신문은 간담회에서 당분간 이시바 총리를 유임시키자는 주장을 한 의원이 7~8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스즈키 슌이치 당 간사장은 간담회 뒤 총총 분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당 총재(오른쪽)는 “공명당의 연립 이탈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사과했다. 그는 “자민당 총재는 됐어도 총리는 되지 못하는 여자로 불리고 있는 불쌍한 다카이치 사나에지만 이런 때일수록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반드시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 내에는 정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인해 공명당과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본유신회 등 보수 성향 야당과 새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기업·단체의 후원금 규제에 대해 “공명당 안을 통째로 받아들일 정도로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저녁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우익 정당인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와 만나 일본유신회의 핵심 과제인 ‘오사카 부(副)수도 구상’ 등을 논의했다. 회담 뒤 다카이치 총재는 “내년 정기국회에서 법안 제출을 목표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유신회(중의원 35석)가 자민당(196석)과 손잡으면 두 당의 의석은 231석으로 과반(233석)에 근접하게 된다.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전날 아사히 인터뷰에서 “이시바 총리는 기업·단체 후원금 문제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며 “(이시바) 정권이 계속되었더라면 이탈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