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할 때 인간은 ‘지금, 여기’를 벗어나 다른 시공간으로 넘어간다.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상상에는 야누스처럼 두 가지 얼굴이 있다고 말한다. 상상은 “우리를 다른 존재들과 떼어놓고 현실에서 고립”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상상한 경험을 공유하는 능력이 우리를 하나로 묶기도 한다”. 상상의 역할은 고립된 개인들을 묶어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상상은 뇌가 최근의 경험을 모델링해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타인과의 공감과 미래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상상은 생존의 필수 도구다. “우리 같은 ‘문화적 생물체’에게 생산적 상상은 죽고 사는 문제이기도 하다. 1846년 킹 윌리엄 섬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굴복한 존 프랭클린의 불운한 탐험대가 그들이 목숨을 잃은 땅에서 이누이트 사람들의 상상력을 빌릴 수 있었더라면 겨울을 이겨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