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는 사비로 공물 대금 봉납해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 80주년인 지난 8월15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러 온 시민들이 보인다. EPA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추계 예대제(제사)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일본 일간 카호쿠신보는 17일 이시바 총리가 이날 시작된 추계 예대제를 맞아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라는 이름으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제례 기간인 오는 19일까지 신사 참배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8월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 80주년에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하지 않고 총리실을 통해 공물 대금만 봉납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3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마지막이다.
아사히TV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다마구시’라고 불리는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다. 각료 시절 종전기념일과 춘·추계 예대제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오던 다카이치 총재는 이번에는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8월15일 종전기념일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공물 대금을 봉납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카이치 총재가 자신이 차기 일본 총리로 취임할 경우 신사 참배가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참배를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가 신도의 중심이다. 과거 침략 전쟁 중에 전사한 군인들을 신으로 모시며 전쟁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했다. 2차 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있다. 한국·중국 등 주변국은 일본 지도층의 신사 참배나 공물 봉납이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고 미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