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이도 1회 혈액검사로 50여종 암 발견
발병위치 예측 기술 보유한 미 기업 ‘그레일’
“삼성물산, 바이오·헬스케어 확대 계기 마련”
삼성전자, 삼성물산, 미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의 로고. 삼성전자·물산 제공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에 1억1000만달러(약 155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17일 미국 기업 ‘그레일’(Grail)에 대한 전략적 투자 결정을 공개했다. 삼성에 따르면 그레일은 혈액 내 DNA 조각 중 암 연관 DNA 조각을 선별하고, AI 유전체 데이터로 분석해 암 발병 유무 뿐 아니라 암이 발생할 장기 위치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레일이 출시한 ‘갤러리(Galleri)’는 한 번의 혈액검사로 50여 종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일은 자사 ‘갤러리’ 검사를 내년 중 미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투자로 한국에서 갤러리 검사를 독점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그레일의 암 조기 진단 데이터를 삼성 헬스 플랫폼과 연계해 활용하는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담당 김재우 부사장은 “그레일은 유전자 기반 다중암 조기진단 분야 1위 회사로, 금번 투자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 박헌수 팀장은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플랫폼에 그레일의 임상 유전자 데이터, 기술력을 접목해 개인 맞춤화된 디지털 헬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일의 해외 사업 담당 사장인 하팔 쿠마르는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다중암 조기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며 “삼성의 이번 투자로 미국과 주요 시장에서 갤러리 검사의 보험 적용을 위한 주요 이정표 달성에 큰 도움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분야 투자 확대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공동으로 출자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미국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검사 기술 기업 ‘C2N’과 손잡고 미국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 등에 공동 투자를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인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대상 투자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Xealth)’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