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된 대포통장 알선책 홍씨와 공모 범행
“국내 관련 대포통장 조직 추가 수사 예정”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외벽에 철조망이 깔려있는 모습.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의해 감금·피살된 한국인 대학생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숨진 대학생을 캄보디아로 보낸 국내 대포통장 모집조직 주범을 검거했다.
17일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숨진 대학생 박모(22)씨를 출국하는데 직접 관여한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로 대포통장 모집책 A(20대)씨를 인천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대포통장 알선책인 홍모(20대·구속기소)씨로부터 지인인 박씨를 소개 받아, 박씨 명의 통장을 개설하게 한 후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사망 사건 발생 후 지난 9월 홍씨를 검거한 경찰은 피해 대학생 통장에 남은 자금 흐름과 통신기록 등을 분석해 대포통장 유통조직원 추가 검거를 위한 수사를 이어갔다.
앞서 7월 17일 피해자 박씨는 홍씨가 속한 조직 지시에 따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인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박씨 출국 과정에 개입한 대포통장 유통조직 모집책인 홍씨를 검거해 사건 경위를 조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와 같은 대학에 재학한 것으로 확인된 홍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내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 박씨 시신은 캄보디아 현지 한 사원에 안치돼 있다. 현지에 급파된 정부 합동대응팀 요청에 따라 양국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경우 빠르면 오는 20∼21일 부검이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검 과정 전반을 참관하며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부검 결과는 공식 통보 절차를 거쳐 국내 수사기관에 공유된다. 박씨 시신은 부검 뒤 현지에서 화장을 거친 뒤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경찰 측은 “박씨를 캄보디아로 보낸 경위와 윗선 등 연루자가 더 있는지를 조사하겠다”며 “검거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