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직 대통령 윤석열을 면회했다. 제1야당 대표가 헌정질서를 짓밟고 국민을 배신한 윤석열을 ‘정치적 실체’로 옹호한다는 걸 공개적으로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껏 쇄신은 뒷전이고, 혐중 시위·부정선거·극우 기독교 세력과 끈끈히 연대해오다 끝내 당대표가 내란 수괴의 방패막이까지 자처한 꼴이다. 국민의 내란 트라우마를 다시 일깨우는 후안무치한 퇴행이 매우 개탄스럽다.
장 대표의 윤석열 면회는 지난 8월 전당대회 때 ‘적절한 시점에 면회 가겠다’던 말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파장이 일자 장 대표 측은 ‘약속 이행’ 정도로 치부하지만, 그리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장 대표는 면회 후 “(윤석열이) 성경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며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하나로 뭉쳐 싸우자”고 했다. 구속된 내란 수괴 면회만도 무책임한데 ‘자유대한민국 수호자’로 윤석열을 치켜세우며 함께 뭉치자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과 법원의 구속 결정이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탄압인 양 규정하려는 것인가. 국민 다수가 비토하는 윤석열 면회는 강성 지지층을 결속하려는 정치적 노림수에 가깝다.
장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 제주 4·3사건을 폄훼한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한 뒤 “역사적 사실은 다양한 관점에서 기록될 수 있다”며 역사 왜곡을 용인하는 태도로 논란을 빚었다. 또 장 대표 체제에서 ‘중국인 3대 쇼핑 방지’ 당론 입법이나 “중국인 무비자는 간첩 면허증” 같은 혐중·색깔론, ‘윤 어게인’을 획책하는 극우 유튜버, 대선 부정선거를 외치는 국내외 기독교 세력과 손잡는 ‘우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 대표와 함께 윤석열을 면회한 김민수 최고위원도 극우 대변자를 자처하고 앞장서왔다. 대선 패배 후에도 ‘도로 내란당’ 오명을 벗지 못한 제1야당 지도부가 내란 수괴를 찾아간 것은 국민을 무서워하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내란으로 민주주의가 혼란에 빠지고, 국격이 흔들리고, 민생 경제가 파괴됐다. 특검이 국민의힘의 계엄 당일 내란 방조 여부와 김건희 국정농단을 수사 중이고, 권성동 전 원내대표 구속으로 통일교와의 정교 유착도 베일을 벗었다. 윤석열은 지금껏 특검 수사·재판 출석을 기피하며 일말의 반성의 빛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반헌법적 내란을 반성하지 않고, 내란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 것이 지금 국민의힘 위기의 본질이다. 장 대표의 내란 수괴 알현과 비호는 국민 모욕 행위이고, ‘내란·극우 본당’이 되어 보수정치를 회생 불가로 만들 뿐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