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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SPC, 인천공항

입력 2025.10.20 22:36

수정 2025.10.2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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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 12시간씩 맞교대하는 3조 2교대가 합법적인 노동 형태인지 의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해 경영진에 던진 질문이다. 이 대통령은 SPC그룹에서 산재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야간·장시간 근로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SPC는 8시간을 초과하는 야간노동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9월19일, 공항의 보안검색·청소·시설관리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며 이 대통령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3조 2교대가 합법적인 노동 형태입니까?” 인천공항과 전국의 공항을 관리·운영하는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야간노동을 하고 있다. 공항 노동자들이 잠자지 않고 일해야 공항도 24시간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직군마다 차이가 있지만, 3개조가 24시간 돌아가면서 일을 하려면 이틀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주간근무를, 이틀은 오후 6시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9시에 퇴근하는 15시간 야간근무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이 확장 개장했지만, 사측이 약속했던 인력은 충원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버티지 못했다. 3월19일과 20일, 자회사 소속 노동자 2명이 연달아 뇌출혈로 쓰러졌다. 8월에는 야간근무를 끝내고 복귀하던 노동자가 차로 활주로 벽을 들이받아 사망했다. 인천공항에서만 3월부터 8월까지 무려 5명의 자회사 소속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파업을 벌였지만, 다수의 언론은 파업에도 공항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만 전파했다. 공항이 필수공익사업장이라는 이유로,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자의 수를 국가가 제한했기 때문이다.

공항은 문제가 없었을지 모르지만, 노동자들에게는 문제가 생겼다. 9월25일 인천공항에서 새벽 4시까지 입점업체의 배수관 청소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잠을 자다가 발작을 일으켰다. 다행히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져 살 수 있었다. 야간근무를 한 지 이틀째 되는 새벽이었다.

미 스타벅스에서 매장 마감 근무를 시키고, 다음날 아침 오프닝 근무를 시키는 것을 ‘클로프닝(clopening)’이라고 부른다.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 노동자의 휴식을 보장하며 일을 시키는 게 아니라, 노동자 한 명의 근무시간을 필요에 맞게 쪼개고 조립하는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수천명의 노동자가 매주 클로프닝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공항의 위치상 출퇴근 시간이 다른 직장보다 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퇴근을 포기하고 공항에서 쪽잠을 자는 노동자도 있다. 평균 노동시간이 법정 노동시간인 주 40시간이라 하더라도 야간노동과 교대제 노동, 출퇴근 거리 등이 합쳐지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죽음의 시간이 될 수 있다.

흔히 교대제에서 주간근무, 야간근무, 비번을 줄여서 ‘주주야야비비’라고 부른다. 공항 노동자들의 근무 스케줄인 ‘주주야야비비’는 노동자들의 비명이자 신음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공항 노동자들의 3조 2교대는 합법적인 노동 형태인가? 인천공항이 제2의 SPC 공장이 되지 않도록,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노동자에게 약속했던 인력 충원과 4조 2교대 전환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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