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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조작 보도 징벌적 손배, 권력 감시 위축 없게 해야

입력 2025.10.21 19:05

수정 2025.10.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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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개혁특별위원회 허위조작정보 근절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개혁특별위원회 허위조작정보 근절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악의적 허위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20일 밝혔다. 허위·조작 정보를 퍼뜨린 언론과 유튜버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 입법 취지는 동의하지만, 권력 감시를 어렵게 할 수 있는 법적 규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불법·허위 정보를 다중에게 유통할 경우 ‘허위·조작 보도’로 규정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했고, 그 대상에 유튜브도 새로 포함시켰다. 언론 보도나 유튜브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그에 따른 피해를 구제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시급성은 공감한다. 윤석열의 12·3 내란 후 ‘스카이데일리’가 ‘중국인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식의 허위 사실을 보도하고,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킨 사례를 목도했다. 그런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

그러나 여당 언론개혁특위가 추진하는 징벌적 배상제는 ‘악의’나 ‘허위·조작’ 개념이 모호해 이를 어떻게 재단할지 명확하지 않다. 고의·과실 입증 책임을 언론사가 지는 것도 한국처럼 형법에 명예훼손죄가 있는 상황에선 ‘이중 징벌’이 될 수 있다. 특히 개정안엔 정치인·고위공직자·대기업 등 권력자도 손배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언론계 10개 현업 단체가 한목소리로 우려한 조항이다.

이대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권력자나 재력가들이 불편한 보도가 나올 때마다 ‘악의적 허위보도’로 몰아붙이는 봉쇄·보복성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 실제 언론 취재 대상의 90%가 공적 인물·기업인데, 언론의 권력 감시·비리 고발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만약 윤석열 정부 때 이 제도가 있었다면, ‘김건희 의혹’ 보도는 어려움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특검이 전모를 밝혀내는 김건희 국정농단이지만, 그 당시 단서나 의혹 보도에 악의가 있다고 봉쇄 소송을 걸면 언론의 취재·보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김건희가 ‘허위 경력’ 의혹을 취재하는 YTN 기자에게 복수 운운하는 걸 목도하지 않았는가.

악의적 허위·조작 정보와 공익적 언론 보도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권력가 입맛에 따라 손배를 오남용하지 못하도록 법안을 숙의하고 정밀 설계해야 한다. 차제에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등 언론계 요구를 수용해 실효성 있는 입법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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