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동성부부인 김용민(오른쪽)·소성욱씨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관련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내 인구·가구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올해 처음으로 ‘동성 배우자’를 입력할 수 있게 됐다.
22일 인구주택총조사를 주관하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와 성소수자 단체 등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는 성별이 같더라도 가구주와의 관계를 ‘배우자’ 또는 ‘비혼동거(함께 사는 연인 등)’로 응답할 수 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국내 인구와 가구, 주택의 규모 및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 가정의 20%를 표본으로 선정해 5년마다 진행하는 통계 조사다. 올해 조사는 이날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실시된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까지는 가구 형태를 묻는 질문에서 동성 부부가 배우자로 등록되지 않았다. 배우자의 성별을 동성으로 선택하면 아예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는 형태였다.
그러나 정의당과 성소수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가 데이터에서 동성 부부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올해부터는 성별이 같은 동거인의 관계를 ‘배우자’ 또는 ‘비혼 동거’라고 응답할 수 있도록 수정한 것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지난 조사까지는 가구주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 같은 성별일 경우 ‘배우자’라고 응답하면 오류 처리가 됐었는데 이번 조사부터는 오류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관련 통계자료 공표 등은 (동성결혼) 법제화 및 사회적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성명을 내고 “성소수자 시민의 존재가 국가 통계에 제대로 기록되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가 통계에 성소수자의 삶을 포괄하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정의당은 “동성 부부의 존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단지 통계 반영을 넘어 동성혼 법제화와 성소수자 권리 보장 등 실제 정책적 반영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