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신교통수단인 3칸 굴절버스 도입과 임시 교량 건설 과정 등에서 잇단 행정 절차상의 논란에 휩싸였다.
대전시는 내년 상반기 운행을 목표로 3칸 굴절버스를 도입하는 신교통수단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현재 일부 도시에서 2칸 굴절버스가 운행 중이지만 3칸 굴절버스는 아직 국내에서 운행된 적이 없다. 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은 정부의 규제 특례를 받아 진행된다. 현재 자동차관리법 상 굴절버스 길이는 19m로 제한돼 있다. 시가 도입하는 3칸 굴절버스는 차량 길이가 30m가 넘기 때문에 기존 법적 규제를 적용하면 운행이 불가능하다.
이 사업은 올해 초 국토교통부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에서 규제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차량 계약이 이뤄졌고, 연내 차량 납품과 기반시설 공사 등을 거쳐 내년 3월 시범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운행 예정 차량은 총 3대로,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유성구 유성네거리까지 6.5㎞ 구간을 운행하게 된다.
대전시가 신교통수단으로 시범 도입하는 3칸 굴절버스 노선도. 대전시 제공
시민단체는 이 사업을 두고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다.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칸 굴절버스 시범사업 추진과정에서 “행정의 기본적인 원칙과 절차가 무시됐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일반적인 사업 추진 과정에 비춰보면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최적의 차량을 도출하고 도입을 위해 차량을 발주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번 사업은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차량 계약 먼저 이뤄졌다는 것이다.
대전경실련은 “차량의 규격과 특성은 기본계획을 통해 사업 추진 타당성을 점검하고, 차고지와 정거장 등 기반 시설에 때한 실시설계를 통해 가장 적합한 차종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사업의 핵심적인 기반 시설 계획이 확정되기도 전에 고가의 차량 구매를 강행한 것은 비정상적인 행정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시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사업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비판이라고 반박한다. 김종명 시 철도건설국장은 “3칸 굴절버스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기본계획 수립이나 타당성 검토 등 절차가 제도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며 “규제 특례를 통한 실증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행정절차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대전 유등교 가설 교량 전경. 대전시 제공
최근 시는 지난해 집중호우로 침하된 유등천 유등교를 재가설하기로 하면서 설치한 임시 교량 문제로도 논란을 빚었다. 임시 교량 가설 과정에서 한국산업표준(KS) 인증을 받지 않은 중고 복공판(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위한 임시 구조물)이 사용됐는데 가설에 필요한 품질시험을 공사 시작 후 뒤늦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시는 공사의 시급성 때문에 공사와 품질시험을 병행 추진했고, 시험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선후 절차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문제를 제기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시와 시공사는 품질검사를 생략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 건설안전발전협회 민원을 받고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복공판 시험을 의뢰했다”며 “안전이 달린 문제임 만큼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해야 하는데 시는 문제가 드러난 후에도 오리발만 내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일련의 매끄럽지 못한 행정처리를 두고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무리한 사업 추진의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대전경실련은 “시가 비상식적으로 사업을 서두르는 배경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급하게 사업성과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 든다”면서 “시는 이제라도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