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임성근 등 영장심사 받아
윤석열 수사 속도 낼지 ‘가늠자’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이 구속 기로에 섰다. 이들의 구속 여부에 따라 이명현 특별검사의 향후 수사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2시간20분 동안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법정에 들어가며 ‘영장 청구된 혐의 중 인정하는 부분이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검은 앞서 이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6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심사에선 이 전 장관의 초동조사 결과 이첩 보류 지시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등이 쟁점이었다. 이 전 장관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직접 ‘혐의자를 제외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점 등을 들어 도주 우려 등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30여년간 군 복무 등 공직 생활을 한 점을 들어 도주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받은 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순직사건 혐의자에서 빼도록 외압을 행사했다고 본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수사 외압 행사 등에 연루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동현 전 국방부 검찰단장,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도 이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채 상병 순직사건의 피의자인 임 전 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의 영장실질심사도 이날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지난 2년여간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지 않다가, 영장 청구 직전에 제출한 점 등을 들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복구 현장에서 무리하게 수색 작업을 지시해 작전에 투입된 해병대원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해병대 1사단장 소속 부대의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으로 넘어갔는데도, 임의로 작전 수행을 지휘한 혐의도 있다. 최 전 대대장은 상급 부대 지침을 위반하고 사실상 수중수색을 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구속되면 관련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시작으로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 순으로 수사 외압이 시작됐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