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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트래비스 스콧은 가히 광란을 지휘하는 마술사였다.

이후 스콧은 2018년 빌보드 핫100 첫 1위를 기록한 '시코모드', '구스범스' 등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곡 '텔레키네시스'가 재생되는 가운데 관중석으로 내려가 일일이 손을 잡은 스콧은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몸에 두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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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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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난 이유 알겠네···4만8000명 광란으로 이끈 트래비스 스콧 첫 내한 콘서트

입력 2025.10.26 13:49

수정 2025.10.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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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 ⓒCactus Jack.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 ⓒCactus Jack.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트래비스 스콧(33)은 가히 광란을 지휘하는 마술사였다. 월드투어의 제목이자 고대 로마의 원형 경기장 이름인 ‘키르쿠스 막시무스(CIRCUS MAXIMUS)’를 연상시키는 돌 조형물이 쌓인 무대 위. 스콧은 맨몸의 검투사와 같은 비장함을 두른 채 외쳤다. “함께 거칠게 뛰어놀아(wilding) 달라”고. 지난 25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 모인 4만8000명의 관중은 몸소 미친 듯이 뛰며 포효하는 스콧에게 맞춰 기꺼이 자신을 내던졌다.

미국 힙합 음악의 유행을 이끄는 스콧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시작된 키르쿠스 막시무스 투어는 북미·유럽·중남미·오세아니아에서의 76회 공연으로 2억930만 달러(한화 약 3013억원) 수익을 거두며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랩 투어로 기록됐다. 아시아 투어 등이 추가되며 한국 공연이 성사됐다.

공연은 4집 <UTOPIA>(2023)의 첫 트랙, ‘하이에나(HYAENA)’로 막을 올렸다. ‘The situation/ we are in/ at this time~’ 첫 소절이 울려 퍼지자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이내 관중은 기다렸다는 듯 곡을 떼창했다. 패션 디자이너로도 유명한 스콧인 만큼 ‘힙한’ 복장의 관객이 많았다. ‘1밤 유토피아’라는 글귀가 한글로 적힌 한국 공연 한정 티셔츠도 눈에 띄었다.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5일 트래비스 스콧 내한 단독 콘서트 ‘키르쿠스 막시무스 인 코리아’가 열리고 있다. 전지현 기자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5일 트래비스 스콧 내한 단독 콘서트 ‘키르쿠스 막시무스 인 코리아’가 열리고 있다. 전지현 기자

스콧은 몽환적인 플로우와 오토튠을 가미한 싱잉랩을 유행시킨 래퍼다. 그러면서도 강렬한 비트의 곡이 많은 그의 공연은 거칠기로 악명 높다. 2023년 이탈리아 로마 키르쿠스 막시무스에서 개최한 공연에서는 관객 6만 명이 일제히 뛰면서 일어난 진동을 주민들이 지진으로 오인하고 신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스콧은 자신의 팬을 ‘분노(rage)’라는 단어에 접미사 ‘-er’을 붙인 ‘레이저(rager)’라고 부른다. 그가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 온 건 처음”이라며 “오늘 밤 진짜 레이저들이 온 걸로 안다. 아시아 어느 도시가 최고인지 보여달라”고 말하자 뛸 준비를 마친 관객들은 환호로 답했다.

형형색색의 미디어아트와 연신 뿜어져 나오는 불기둥은 공연장을 클럽으로 만들었다. 스콧은 빠르고 정확한 랩과 멜로디컬한 읊조림, 불현듯 지르는 외마디 고함 사이를 유연히 오갔다. ‘모던 잼(MODERN JAM)’, 피처링곡 ‘에이(AYE)’ 등에서 스콧과 관객들은 주고받듯 “예!”하고 외쳤다.

통역 없이 진행됐지만, 스콧은 소통에 진심이었다. ‘SDP 인터루드(SDP INTERLUDE)’를 부르기 전, 그는 직접 세 명의 관객(남성 2명, 여성 1명)을 지목해 ‘레이저 대표’로 무대 위로 불러냈다. 스콧은 ‘백룸스(BACKR00MS)’와 ‘타입쉿(TYPE SHIT)’ 등을 이들과 함께 뛰며 불렀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던 관객들은 스콧의 솔선수범에 이내 무아지경으로 뛰어놀기 시작했다.

공인된 무법지대 같은 현장이었다. 19세 미만 관람 불가로 현장에서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친 공연은 거침없었다. 스콧은 “두 손 높이 중지손가락만 들라”는 악동 같은 주문을 하기도 했다. 스탠딩석 곳곳에서는 모시핏(Mosh Pit·관객들이 서로 밀치거나 부딪히며 추는 과격한 춤)이 벌어졌다.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5일 열린 트래비스 스콧 단독 콘서트 ‘키르쿠스 막시무스 인 코리아’에서 스콧이 대표곡 ‘FE!N’을 열창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5일 열린 트래비스 스콧 단독 콘서트 ‘키르쿠스 막시무스 인 코리아’에서 스콧이 대표곡 ‘FE!N’을 열창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페인(FE!N)’이었다. 전자음으로 된 전주가 시작되자 관중들은 열광하며 발을 굴렀다. ‘페인! 페인! 페인!’ 외침이 메아리쳤다. 스콧은 벅찬 표정으로 화답하듯 곡의 하이라이트를 “다시 한번!” 불렀다. 총 6차례 곡이 반복되는 동안 관객들은 점점 저 자신에게 몰입하며 뛰어노는 모습이었다.

이후 스콧은 2018년 빌보드 핫100 첫 1위를 기록한 ‘시코모드(SICKO MODE)’, ‘구스범스(GOOSEBUMPS)’ 등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곡 ‘텔레키네시스(TELEKINESIS)’가 재생되는 가운데 관중석으로 내려가 일일이 손을 잡은 스콧은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몸에 두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라며 “새 앨범을 내고 다시 돌아올 것이 정말 기대된다”라며 안녕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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