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관계자들이 지난 5월1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주의 회복 위한 경제사회적 불평등 해소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국 사회의 불평등 수준이 최근 12년간 되레 심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6일 공개한 ‘다차원적 불평등지수’를 보면 2011년 0.179에서 2023년 0.190으로 상승했다. 소득·자산·교육·건강 등 부문별 불평등을 반영한 결과인데, 양극화 골이 깊어진 정황이 수치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소득에 비해 자산 불평등이 더 커졌는데, 그 원인으론 부동산을 꼽을 수 있다. 집값 상승이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자, 집값 안정이 정부의 중대한 책무라는 점을 환기하는 조사 결과다.
자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순자산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는 2012년 0.625에서 2017년 0.589로 낮아졌다. 하지만 2018년부터 상승해 2024년엔 0.616을 기록했다. 그간엔 소득(38.9%)이 불평등의 주요 요인이었으나 2023년부터 자산(35.8%) 요인이 소득(35.2%) 요인을 추월했다. 가구 자산의 75%가 부동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자산 증가를 견인하면서 격차를 벌린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소득의 불평등도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2011년 0.387에서 2023년 0.323으로 떨어졌다. 한마디로, 소득 격차는 미미하게 줄어드는 반면 자산 격차가 커지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득보다 자산이 커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이다 보니 격차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이다.
자산 불평등 확대는 교육·건강 등 다른 기회의 불평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소득 상위 20% 가구 자녀의 상위 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은 교육이 계층 대물림의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표다. 건강 역시 저소득층, 시골 거주, 1인 가구일수록 나빴다. 이대로 취약계층의 불평등이 대물림되고, 부와 소득의 양극화가 확대되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
자산 불평등을 방치하면 사회 통합에도 방해가 되고,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국민 4명 중 1명이 사회적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빈부 격차’를 꼽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정책과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고가 부동산에 대해 엄정하게 보유세를 물리는 방안을 결단해야 한다. 부동산·세제·금융·복지 등 정책 전 분야에서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포괄적인 종합대책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