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이 다가온다. 윤석열은 구속됐지만 내란 사건 1심 결과는 불투명하다. 판사 지귀연은 재판과 관련해 여러 의심을 사고 있다. 제1야당은 내란수괴와 절연은커녕 당대표가 면회하며 ‘롤백’을 노리고 있다.
12월3일이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도 6개월이 된다. 현 정부 탄생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만으로 이룬 게 아니다. 불법계엄을 일으킨 윤석열을 심판하려는 다수 시민의 의지가 더해진 결과다. 그렇기에 내란 극복과 헌정질서 회복은 집권 세력에게 부여된 제1의 의무다. 이 대통령도 이러한 엄중함을 잘 인식하고 있다. 자신을 내란 극복을 위한 “도구”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국정 지지율이다. 냉정한 현실이다. ‘내란 청산 반대 세력’의 저항은 뿌리 깊고 조직적이다. 지지율이 흔들린 즈음, 내란특검 파견 검사들이 윤석열 내란 재판에 ‘상복’을 입고 나타난 것은 그 징후다. 지지율이 더 하락하면 그들은 상복만 입지 않을 것이다. 내란 극복은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이미 지난 6월 대선 결과에서 확인됐다. 내란 청산을 내건 이 대통령 득표율(49.42%)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탄핵을 반대한 김문수 전 장관(41.15%)과의 격차는 한 자릿수(8.27%포인트)였다. 김 전 장관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득표율(8.34%)을 합하면 이 대통령 득표율을 앞선다. 서울에서 김 전 장관(41.55%)과 이 대표(9.94%)를 합친 득표율(51.49%)은 이 대통령(47.13%)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때부터 정치적 다수연합을 유지하고 넓혀야 할 숙제를 짊어졌다. 그런데도 최근 집권당의 행태는 반대로 가는 느낌이다. 명분 없이 ‘전선’과 ‘적’을 늘리는 모양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MBC 보도본부장을 국정감사장에서 퇴장 조치한 사건이 단적이다. 비판이 제기되자 최 위원장은 한국 언론 전반에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조차 동의하기 어려운 말을 쏟아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범여권 행태도 마찬가지다. 입법부가 사법부에 따져 물어야 할 게 많았다.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상고심 판결과 윤석열 내란재판 신속·공정 처리 등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전례 없는 일에 숱하게 따라붙는 의혹에 대법원장은 설명할 의무가 있다. 문제는 실력이다. 합리적 의혹 제기로 조희대 대법원의 문제점을 낱낱이 드러냈다면, 판단은 시민의 몫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느닷없는 음모론을 들고나와 자멸했다.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조 대법원장이 ‘피해자’인 양 보이게 했다. 그토록 중요한 사법개혁 이슈를 쪼그라들게 했다. 다수파 연합을 만드는 일은 선거에서만 쓰이는 원칙이 아니다. 여론을 끌고 가려면 그에 맞는 유능함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다 보니 여권 내부에서조차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명태균씨가 국정감사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격한 모습에 환호하며 “오세훈은 끝났다”고 했지만, 정작 여권 인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부동산 민심을 걱정하며 경쟁력 있는 후보 물색에 골몰하고 있다.
부산은 여당에 더 어려운 곳이다. 만날 ‘디비졌다’는 부산 민심은 지난해 총선에서도, 대선에서도 꿈쩍하지 않았다.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이 40.14%, 김 전 장관이 51.39%, 이 대표가 7.55%를 기록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 가능성도 있다.
집권당의 행태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일부 강성 정치인과 지지층이 서로를 지원하는 ‘양극화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어서다. ‘조요토미 희대요시’ 팻말을 들고나온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후원금 모금을 조기 마감했다. 그러나 좁고 깊은 정치적 효능감은 다수 시민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윤석열 파면 선고를 했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조차 여권의 사법개혁 논의를 두고 쓴소리를 했다.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데, 당 중진 의원도 말을 제대로 못한다고 한다. 그게 여러분이 꿈꾼 민주주의입니까.” 그의 고언을 새겨듣지 않고 ‘문형배도 판사 카르텔의 일부다’라고 치부한다면, 쉽고 간편할 수 있다. 그게 다수파를 꾸리는 전략일까.
정치 현실에서 ‘졌잘싸’는 없다. 선거는 지지율의 실체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지방선거는 내란 극복의 리트머스가 될 것이다. 쿠데타 재판은 물론 검찰·사법개혁 저변이 흔들릴지 모른다. 세상에 역진 불가능한 제도는 드물다. 집권세력은 지금 진정한 내란 극복의 길을 가고 있는가.
강병한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