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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동대구역 광장에 들어서면 볏짚을 들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볼 수 있다.

'박정희 동상'이 훼손될까봐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돌아가며 감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대구시는 지난 1월부터 초소를 설치해 10개월 가까이 박정희 동상 감시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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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코지 할까봐”···박정희 동상 설치하고 1년째 보초서는 대구시

입력 2025.10.27 06:00

수정 2025.10.2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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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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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 설치

동상 인근에 초소설치해 직원 ‘교대감시 중’

대구시 “동상만 지키는 것 아냐···계속 할 것”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인근을 23일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동상 훼손을 막기 위해 폐쇄회로(CC)TV 촬영 중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백경열 기자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인근을 23일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동상 훼손을 막기 위해 폐쇄회로(CC)TV 촬영 중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백경열 기자

동대구역 광장에 들어서면 볏짚을 들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볼 수 있다. 이곳 인근에는 감시초소도 설치돼 있다. ‘박정희 동상’이 훼손될까봐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돌아가며 감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대구시는 지난 1월부터 초소를 설치해 10개월 가까이 박정희 동상 감시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해당 동상에 대해 정치적 논란이 많은 만큼 경계근무를 무기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지난 1월 약 1000만원을 들여 박정희 동상 우측 약 30m 지점에 감시초소를 설치했다. 현재 초소에는 공단소속 직원들이 주·야간 교대로 투입되고 있다. 박정희 동상 감시를 위해 별도로 설치한 폐쇄회로(CC)TV 4대도 여전히 가동 중이다.

시는 박정희 동상이 설치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수개월간 본청 및 시설공단 직원을 투입해 야간 불침번 근무를 서거나 순찰을 돌도록 지시했었다.

대구시는 초소 근무를 하지 않으면 동상 훼손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지난달 21일에는 20대 남성이 박정희 동상에 계란을 던진 후 경찰에 자수했다가 약식기소됐다. 지난해 동상 제막식 전에도 일부 시민이 동상 소개문구 옆에 ‘독재자’ 등의 문구를 분필로 쓰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대구역 광장을 유지·관리하는 직원들이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등 쉬기 위한 목적으로 초소를 설치했다. 동상만을 지키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면서 “현재로서는 초소 운영을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정희 동상 설치의 불법 여부를 가리기 위한 재판은 8월부터 계속 진행 중이다. 국가철도공단이 지난 1월 대구시를 상대로 낸 구조물 인도 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철도공단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동상이 철거될 가능성도 있다.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의 소유 및 관리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가 지난 1월 박정희 동상 인근에 설치한 감시초소의 모습. 초소 근무자가 육안으로 동상을 살필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 백경열 기자

대구시가 지난 1월 박정희 동상 인근에 설치한 감시초소의 모습. 초소 근무자가 육안으로 동상을 살필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 백경열 기자

시민사회의 반발도 여전하다. 동상이 설치된 경위 등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시민단체 등이 연대한 ‘박정희우상화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이 공정성 및 투명성이 결여된 채 진행됐고, 주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은 독단 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동상 건립 추진 절차 및 국가위임사무 수행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으며, 예산집행 역시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조만간 국토교통부에도 재판 쟁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의견서를 보낼 예정이다.

임성종 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시민 반대가 극심했던 박정희 동상을 대구의 대표 관문이자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재판을 지켜본 뒤 필요 시 동상 철거 서명운동 등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최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과 관련한 대구시의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대구경실련측은 “박정희 동상 설치 사업은 홍준표 전 시장 체제에서 만연했던 대구시정의 폐해 및 퇴행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홍 전 시장이 서울시민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대구시 공무원들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폐지안은 지난달 대구시의회에서 부결됐다. 대구시는 이 조례에 따라 박정희 동상을 총 2개까지 설치하려던 계획은 철회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홍 전 시장도 물러난 만큼) 추가 동상 건립 등 기념사업은 진행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조례가 존재하는 만큼 차기 대구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사업이 추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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