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딸의 결혼식 화환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의 딸 결혼식 논란에 “최 의원처럼 (축의금을 반환)한 국회의원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제 그 정도 했으면 되지 않았느냐”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의 최 의원 옹호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자중하라”는 비판도 나왔다.
박 수석대변인은 27일 페이스북에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요한복음 구절을 인용하고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 고통으로 변해버린 두 청년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이 같이 적었다.
최민희 의원의 딸은 과방위 국정감사 기간인 지난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결혼했다. 모바일 청첩장에 이례적으로 ‘축의금 신용카드 결제’ 기능이 있었고, 결혼식 당일에는 과방위 피감기관들도 화환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6일에는 최 의원이 국회 본회의 도중 언론사·대기업 관계자의 이름과 축의금 액수가 적힌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최 의원 측은 ‘축의금 반환’을 위한 메시지였다고 해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저는 최민희 의원을 보면서 부끄러웠다. 제가 최 의원처럼 ‘이해충돌 축의금’을 가려보지도 못했고, 돌려 줄 용기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며 “최 의원을 비난하고 고발하는 분들 중에 최 의원처럼 (축의금 반환)한 국회의원이 있다는 말을 지금껏 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적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최 의원이 자녀 혼례를 국정감사 중에 국회에서 치렀다거나, 본회의장에서 사적 업무를 했다거나 하는 비판은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 경우에도 신혼부부가 감내해야 할 고통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선 박 수석대변인의 최 위원장 감싸기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의원님, 팔이 안으로 굽어도 너무 굽은 것 아닙니까. 주변에서 자꾸 이렇게 감싸니 최 의원이 자기성찰 대신 자기합리화를 한다”고 적었다.
장 전 의원은 “공직자로서 축의금 받고 못 돌려줘서 부끄러움을 느끼셨다면 자중하면 된다”며 “그런데 왜 뜬금없이 공직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입박음하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의원님의 부끄러움이 향해야 할 곳은 축의금 받아다줄 국회의원 부모를 두기는커녕 경제적 불안정으로 결혼은 꿈도 못 꾸는 살기 팍팍한 청년들, 국회의원들이 법 개정을 외면해 결혼하고 싶어도 못하는 성소수자 청년들의 존재”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