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승헌 변호사의 부인 김송자씨(가운데)와 아들 한규무 광주대 교수(맨 왼쪽)가 29일 전북대학교에 발전기금 1억원을 기증한 뒤 감사패를 들고 양오봉 총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전북대 제공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린 고 한승헌 변호사의 유가족이 전북대학교에 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법학전문대학원 장학금과 다음 달 문을 여는 ‘한승헌 도서관’ 조성에 쓰일 예정이다.
전북대는 29일 대학본부 총장실에서 발전기금 기증식을 열었다. 유가족은 “한승헌 도서관이 미래 세대에게 정의로운 지성과 따뜻한 양심을 키우는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헌 도서관’은 고인이 남긴 기록과 유품을 전북대에 기증하면서 조성됐다. 학생과 연구자,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정의,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고 시대의 질곡 속에서도 원칙을 지킨 한승헌 정신을 돌아보게 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1934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난 한 변호사는 전주고와 전북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용됐다. 이후 변호사로 전향해 군사정권 시절 ‘동백림 간첩단’, ‘민청학련’, ‘인혁당’,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등 굵직한 시국사건 변론을 맡으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 불린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과 양심을 지켰다. 1975년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규남 의원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발표했다가 구속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으나 2017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감사원장(1998~1999)을 지냈다.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평생을 ‘서민과 약자의 변호사’로 살아온 그는 2022년 4월 별세했다.
양오봉 총장은 “한승헌 도서관은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를 품은 공간”이라며 “이번 기부를 계기로 고 한승헌 변호사께서 남기신 정신을 되새기고 전북대 구성원이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