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시엄씨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시엄씨

입력 2025.10.29 20:20

수정 2025.10.29 20:21

펼치기/접기
[임의진의 시골편지]시엄씨

시어머니를 ‘시엄씨’라고도 불러.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어려운 사이지. 내 아들을 납치해간 며느리가 내게 잘하면 모르겠지만, 못하면 노여움이 생기게 마련. 살아주기만 해도 고맙다는 말은 마음을 싹 비우고 난 뒤의 소리렷다. 예전에 한 며느리가 시집살이에 고달파 교회엘 첨 갔어. 교인들이 주기도문을 외는데, 귀에 쏙 들어오는 말에 아찔 감동. “시엄씨는 들어오지 말게 하옵시고~” 허걱,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가 그렇게 귀에 들린 것.

지난달 성경책 마가복음을 전남 방언으로 옮겨서 책을 냈다. 그 일로 여기저기 인터뷰도 하고, 북토크 같은 것도 해본다. 산속에 들어앉은 기도원에 가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로 이른바 방언이 터져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지. 난 전남 방언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이 방면 번역 성경까지 냈으니 방언의 대가라고나 할까. 많은 며느리들이 시엄씨 땜에 울고불고하는 기도원은 요새 파리를 날리고 있다. 결혼들을 안 하니 며느리가 안 생겨. 이 세상에서 가장 너그럽고 따뜻한 시엄씨가 되고픈데, 뜻대로 안 돼.

추수 때라 바람이 차고도 세다. 과거에 후기 졸업을 낙엽 졸업이라 했는데,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으니 마음조차 차갑다. 긴팔옷을 꺼내고, 솜털 든 패딩도 꺼냈지. 국화가 피어 마당이 우릉우릉 향기롭고 벌들은 잉잉댄다. 나락 들판은 허수아비가 지키고 있다. 허수아비는 헛것 아비란 뜻. 가짜 아버지까지 추수를 거든다.

황금 들을 보면 마음도 부자.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요, 없으면 적막강산이라지. 황금 들은 금수강산이라 기분이 좋아라. 한대수 아저씨 노래 ‘고무신’처럼 “좋아 좋아 기분이 좋아. 베이스 들어오고 기타도 좀 울고 장구 때려. 아이고 좋아. 기분이 좋아. 저 언덕 위에 있는 우리 촌색시 만나러 간다. 아이고 좋아 기분이 좋아. 우리 엄마 우리 아버지 만수무강하옵소서” 노래만 우릉우릉. 기타는 놔두고 휴대폰만 만지작. 사랑하는 사람 손은 도대체 언제 만져.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