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모두를 위한 성평등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는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데 아주 특정한 영역에서는 예외적으로 남성들이 차별받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조적 성차별'과 '예외적인 남성 차별'을 따로 떼어 말한다.

하지만 남성들이 겪는 고통의 상당수는 성차별적 구조를 극복하려다 생긴 부산물이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모두를 위한 성평등

입력 2025.10.29 20:24

수정 2025.10.29 20:38

펼치기/접기

남성 차별도 구조적 성차별 결과

‘그러를 그러세요’ 밈 유행 시대

성평등부 주최 청년 토크콘서트

남녀 모두 성별 규범서 벗어나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차례 ‘남성에 대한 차별’을 언급했다. 취임 직후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는 “남성들이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영역이 있는데,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청년 대상 토크콘서트에서 “취업하기까지는 여성이 좀 유리하고, 남성이 차별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여자가 남자를? 상상하기 어려운 접근이라 안타깝다”는 발언이 바로 이 자리에서 나왔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는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데 아주 특정한 영역에서는 예외적으로 남성들이 차별받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조적 성차별’과 ‘예외적인 남성 차별’을 따로 떼어 말한다. 언뜻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남성들이 겪는 고통의 상당수는 성차별적 구조를 극복하려다 생긴 부산물이 아니다. 오히려 성차별적 구조 그 자체의 결과물이다. 이를테면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남성이 41.8명, 여성이 16.6명이었다. 여성 우대 정책으로 남성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라 남성도 성별 고정관념의 억압을 받기 때문이다. ‘남자는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전통적인 남성성 규범은 남성들이 감정을 드러내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도록 옭아맨다. ‘남자는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혹은 ‘남자가 여자한테 져서는 안 된다’는 등의 규범을 이행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남성들은 정신건강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결혼할 때 남자가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불만도 남성이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가부장제와 성별 고정관념의 결과물이다. 이는 여성이 결혼제도에 더욱더 종속되고, 딸들이 아들에 밀려 상속과 증여에서 배제당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동전의 앞뒷면 관계이기도 하다. 학교에 여학생 탈의실만 있고 남학생 탈의실은 없다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여성의 신체만 성적으로 대상화된다는 성별 고정관념이 작용한다. 하지만 신체와 사생활은 성별과 관계없이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당연히 우리는 더 나은 방향을 찾아 나가야 한다. 다만 이런 문제들이 ‘여성 우대의 결과로 생긴 역차별’이 아니라 ‘뿌리 깊은 성차별적 구조의 결과’란 사실을 명확히 하자는 얘기다.

이달 새로 출범한 성평등가족부에 새로 생긴 ‘성형평성기획과’는 앞으로 청년들이 생각하는 성별 불평등과 인식 격차를 다루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성평등정책과’ 대신 성형평성기획과가 해당 국의 주무과 역할을 맡았다고 하는데, 차별 시정 업무를 뒷순위로 둘 정도로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 더 갈급한지는 의문이 든다.

성평등부는 청년들이 생각하는 성별 불평등과 인식 격차에 대해 논의하는 토크콘서트를 연말까지 주기적으로 열 예정이다. ‘네 말을 들을 생각이 없으니 알아서 생각하라’는 뜻의 ‘그러를 그러세요’라는 밈이 유행할 정도로 공론장이 닫혀 있는 시대다. 갈등은 해소해야 하고 대화는 언제 어느 때든 필요하겠으나 방향은 걱정된다. 만약 일부 청년 남성들이 가진 좌절감이나 박탈감의 근본 원인을 찾는 대신 근거 없는 극단적인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들어준다면 자칫 여성혐오를 정당화하는 쪽으로 흐를 수도 있다.

덴마크는 2024년 ‘남성과 소년을 위한 성평등 액션 플랜’을 발표했다. 여기엔 남성들이 성별화된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지가 담겨 있다. 남성에게 돌봄 기회를 부여해 가족생활 참여를 확대하고, 정신건강과 만성질환 등 남성이 취약한 영역을 보강하며,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남성 다수 직종의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문서의 머리말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성평등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성별 규범이나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한다.” 남성을 성평등의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각각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젠더화된 정책을 추진하는 방향이다. 성평등부가 ‘예외적인 남성 차별’을 들여다보고 젠더 갈등의 원인을 탐색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와 같은 방식이기를 바란다.

남지원 젠더데스크

남지원 젠더데스크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