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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관세협상 선방,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일자리 챙겨야

입력 2025.10.30 18:34

수정 2025.10.3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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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격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시장 반응도 호의적이다. 30일 코스피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미국 언론 등은 투자처 협의·결정, 투자 원리금 회수, 수익 배분 등에 관한 세부 조항을 거론하며 한국이 일본보다 협상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관세협상 결과 앞으로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1500억달러는 조선업 분야(마스가) 협력이고, 2000억달러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10년간 투자한다. 원리금 회수 때까지 투자 수익은 5 대 5로 배분한다. 대신 한국 기업은 반도체는 대만, 자동차는 일본·EU와 같은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그간 대미 수출이 무관세로 이뤄진 것에 견주면 15% 관세 자체가 새로 추가된 부담이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3500억달러 투자도 말이 투자이지 미국 강요에 방어적으로 대응한 성격이 짙다.

관세협상 타결로 초대형 불확실성이 해소된 건 환영할 만하지만, 본게임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당장 정부는 국내 산업 공동화를 막고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3500억달러는 지난해 한국 제조업 전체 설비투자(145조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한국은행의 투자 고용유발계수(10억원당 7.2명)를 적용하면 350만개 일자리가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1400원대를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어 금융시장 안정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큰 틀은 합의됐지만 ‘디테일’을 다루는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했다지만, 양국 의견이 갈리면 어떤 방식으로 결정할지 여전히 모호하다. 관세협상은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하므로 국민과 소통하고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기업도 국내 협력업체 육성과 청년 일자리 확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미 투자액의 대부분은 궁극적으로 국민과 미래세대가 책임지고 떠안아야 한다. 특히 이번 협상에 직접적인 혜택을 받은 수출 대기업들은 기술·제품 혁신으로 미국 시장에서 선전해 국민의 성원과 희생에 보답하기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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