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도서관!
우석훈 지음 | 오픈하우스 | 380쪽 | 2만2000원
평생학습관, 교육정보관, 문예회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 정부에서는 도서관을 도서관이라 부르지 못했다. 공공도서관의 구조조정·민간 위탁 정책으로 명칭이 바뀌고, 규모는 축소됐다. 전문 자격이 요구된 사서도 점차 일반인으로 대체됐다.
반면 금서 목록을 만들어 책을 탄압했던 전두환 정권은 공공도서관을 많이 지었다.
저자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이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이다. ‘영부인 관심 사업’이 도서관이었던 점도 한몫했다고 한다.
역대 대통령 중 도서관을 가장 싫어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그래서 이렇다 할 도서관 정책도 없다. 박정희 정권이 공공도서관 설치 5개년계획을 시행한 것과 대조적이다. 저자가 보기에 도서관 정책에 관한 한 보수와 진보의 경계선은 흐릿하다.
해방 후 도서관 빈국에서 지금의 도서관 중진국으로 도약하기까지 한국 도서관은 ‘압축 성장’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압축 성장 과정에서 시민의 힘도 컸다. 1967년 종로도서관 살리기 기금 마련 활동을 펼친 학생들, 1970년대 마을문고 운동을 이끈 사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눈물겹고 위대한 도서관 서사’를 보유하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예산을 투입해 공공도서관을 육성하면 경제적으로 효과가 있을까. 저자는 수치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있다”고 말한다. 꽃밭을 가꾸면 벌꿀을 얻게 되는 이치처럼 교육·문화·경제로 좋은 영향이 흘러넘치는 ‘스필오버 효과’가 생긴다고 한다.
저자는 도서관을 다양하게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은둔형 외톨이와 아프고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돌봄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수학 전문 사서와 수학 프로그램이 있는 ‘수학 도서관’을 지으면 수포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 않느냐는데, 솔깃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