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탁월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 집중돼 있고, 삼성전자는 (사업 분야가) 다양하다. 집중은 집중의 강점이 있고, 다양성도 강점이 있다. 우리에겐 둘 다 필요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산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기술 산업이다. 그래서 엔비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이 됐다”며 “미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라며 “여러분은 매일 이 기업들을 봐서 당연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저는 30년 가까이 이들과 함께 일해왔다. 그들은 정말 훌륭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황 CEO는 “그들은 나의 ‘치맥(치킨+맥주)’ 형제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 CEO는 전날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했다. 이후 이들은 인근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도 함께 참석했다.
황 CEO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가 탑재되는 차세대 AI 칩 ‘루빈’의 내년 하반기 양산 목표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4 샘플을 받아 품질 검증을 하고 있는 단계다.
황 CEO는 “삼성·SK하이닉스가 HBM4, HBM5, (훨씬 이후 세대인) HBM97까지 장기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기자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빼빼로를 나눠먹고 있다. 노도현 기자
황 CEO는 “한국은 모든 메모리 기술을 만드는 데 있어 최고의 나라”라며 “아마 한국이 그만큼 잘하는 건 ‘치킨’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삼성, SK, 현대차그룹, 네이버에 최신 AI 칩 ‘블랙웰’을 총 26만장 이상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AI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황 CEO는 “한국에 AI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마치 반도체 공장이 없으면 칩을 만들 수 없고, 발전소가 없으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황 CEO는 특히 자율주행차, 로봇 등에 적용되는 ‘피지컬(물리) AI’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로봇을 만들 수도 있고, 그 로봇을 공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도 있는 나라”라며 “세계적으로 봐도 로봇을 만들 기술과 로봇을 활용할 산업 기반을 둘 다 갖춘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에 입국한 황 CEO는 장시간 비행과 서울·경주를 오가는 일정 소화로 당이 떨어진 탓에 간담회 도중 콜라를 마시고 ‘빼빼로’ 과자를 먹었다. 앞자리에 앉은 기자들과 빼빼로를 나눠먹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