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중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주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치맥(치킨+맥주)’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주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거물인 그는 대만의 야시장과 베트남의 맥주 거리, 서울의 치킨집까지 소탈한 행보로 인간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황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치킨집 ‘깐부치킨’에서 치맥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섞은 이른바 ‘테슬라(소맥)’를 마셨으며, 황 CEO는 소맥 제조기에서 나온 술이 싱겁다며 직접 소주를 더 붓기도 했다. 그는 양념치킨을 맛본 뒤 “너무 맛있다”며 주변 테이블을 돌며 음식을 나눠줬고 “오늘은 모두 공짜”라며 치킨집의 ‘골든벨’을 울렸다.
황 CEO가 시민들이 즐겨 찾는 먹거리를 통해 친근하고 인간적인 인상을 남긴 것은 처음이 아니다.
대만에서 태어나 9살 때 미국으로 이민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야시장을 자주 찾는다.
대만 매체 중국시보와 연합보에 따르면 황 CEO는 2023년 10월 대만 방문 당시 타이베이 닝샤(寧夏) 야시장에서 두부 푸딩인 더우화(豆花)와 생강즙을 곁들인 토마토를 사기 위해 직접 줄을 섰다. 한 팬이 건넨 오징어 튀김을 함께 나눠 먹는 모습도 포착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 시상식에 참석한 뒤 아내와 함께 린장(臨江) 야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탕후루(설탕 절임 과일 꼬치)를 나눠주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의 한 야시장에서 간식을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있다. 사진 엑스
이후에도 닝샤·린장·랴오닝제(遼寧街) 야시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2024년 6월에는 TSMC 창업자 모리스 창과 함께 닝샤 야시장에서 대만 굴전을 맛봤다. 지난 5월에는 타이베이의 한 식당에서 대만 공급망 파트너들과 만찬을 가진 뒤 식당 인근에 모인 시민과 기자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대만을 자주 찾은 덕에 현지 잡지와 온라인에는 ‘젠슨 황 맛집 지도’가 돌아다닐 정도다.
황 CEO는 여러 차례 연설에서 야시장에 대한 추억을 밝힌 바 있다. 한 연설에서 그는 “네 살쯤부터 사람 구경이 좋아 부모님과 함께 야시장에 가는 걸 무척 즐겼다”며 굴전을 특히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 어린 시절 야시장에서 칼에 베여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여전히 야시장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젠슨 황 CEO가 대만의 한 야시장에서 상인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엑스
그의 ‘길거리 미식 행보’는 베트남에서도 이어졌다. 2023년 12월 첫 방문 때는 쌀국수와 맥주를 즐겼고, 2024년 12월에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함께 하노이의 타히엔 맥주 거리를 찾았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당시 그는 타히엔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대화를 나눴다. 또 현지 닭발 요리를 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에서 비크람 신하 인도삿 CEO와 만났을 때도 노점 식당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꼬치류 음식인 ‘굴틱’을 먹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 CEO의 재산은 1760억 달러(약 251조 원)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세계적인 거부이지만 그의 소탈한 행보는 오히려 인간적이고 친근한 기업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