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안내문을 시민이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수 심리와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동향 자료를 보면, 10월 넷째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2.2포인트 내린 103.2로 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3% 상승해 전주(0.50%)보다 오름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서울의 집값 ‘불장’이 진정됐다기보다는 조정기·관망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강도 대책이라도, 달궈진 시장 에너지가 쉬 잡힐 리 없다. 지금도 시장엔 갭투자로 집 사고 ‘집값 떨어지면 집 사라’ 한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차관, 강남에 두 채 있는 집 하나를 팔겠다면서도 시세보다 4억원 비싸게 내놓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남긴 상처와 불신이 크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이 1주 새 10%포인트 떨어진 데도 10·15 규제로 파생된 불편·혼선과 정책 당국자들의 내로남불 행태에 화난 ‘부동산 민심’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밝힌 대로, 10·15 대책은 집값 상승 압박과 투기 수요가 커진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에 비상 대응한 것이고, 제2·제3의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을 시간을 번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은 규제·세제·공급의 세 바퀴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답을 찾을 수 있는 고차방정식이다. 지금 급한 건 이번 대책 후 실수요자 불편과 전월세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손에 잡히는 실효적 공급대책을 하루라도 빨리 내놓아야 한다. 집값이 오르면 보유세 부담도 오르도록 하는 세제 개선 로드맵도 제시해야 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정의 차원에서라도 너무 낮은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점차 정상화할 때가 됐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이 근본적인 집값 안정책으로 제시한 지역균형발전의 구체적이고 과감한 실행안도 시급히 내놔야 한다. 서울 집중 현상을 완화하면 서울 주택 수요도 줄어들 것이다.
한번 불붙은 부동산 시장을 일거에 잡을 특효약은 없다. 꾸준히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처방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의 일관성과 합리성이 확보돼야 한다. 지금은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 골든타임이 조금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