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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GPU 26만장의 의미와 5가지 숙제

입력 2025.11.02 20:20

수정 2025.11.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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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 한국이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중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다. 언론은 ‘인공지능(AI) 강국 도약의 기회’라며 환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깐부 회동’을 하면서 연대와 협력을 다짐했다. 세 명의 CEO가 ‘치맥’을 하며 손을 흔들던 장면은 한국 산업계의 역사적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깐부 회동에 이은 엔비디아의 GPU 26만장 공급 약속은 AI 3강을 노리는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 쾌거다. AI 인프라 수준을 단숨에 ‘글로벌 정상급’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GPU들은 단순히 AI 모델을 돌리는 데만 쓰이지 않는다. 반도체 생산 공정의 디지털 트윈 구축에 활용하고 자율주행과 로봇 공장에 투자된다. 소버린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활용된다. 지금 AI 전쟁이 벌어지고, 각 기업이 3년 내 자신의 강점 분야에서 AI 혁신을 가속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계획대로 됐을 때 시나리오다. 우리는 조금 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젠슨 황 CEO가 말한 GPU 26만장 ‘선물’은 한국에는 풀어야 할 큰 숙제도 같이 남겼기 때문이다.

첫째, 대기업 독식 구조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네이버 6만장, 삼성·SK·현대차 각 5만장. 모두 대기업이다. GPU는 전 세계에서 가장 구하기 어려운 전략 자산이다. 실리콘밸리의 AI 혁명을 스타트업이 주도했다면 한국의 AI는 또다시 대기업 연구·개발센터에 갇힐 수 있다. 정부는 AI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전력 인프라의 한계다. 26만장을 작동하려면 중소도시 하나를 돌릴 전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전기는 비싸기로 유명하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선언만 있을 뿐 속도가 더디다. GPU는 도착했는데 전기가 비싸거나 부족해서 공급을 못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철 더미가 될 수 있다.

셋째, 인재 부족이다. 미국은 매년 수천명의 AI 박사를 배출하고 선순환 생태계를 만든다. 한국은 연간 수백명 수준이고, S급으로 평가되는 인재들 상당수는 미국으로 떠나 있다. 피지컬 AI에 필요한 융합 인재는 더욱 희귀하다. 인재 양성은 10년 프로젝트다. 지금 시작해도 2035년에나 성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최첨단 GPU를 구동하고 서비스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

넷째, 데이터와 규제의 딜레마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라지만, 각종 규제로 활용이 제한적이다. ‘한글 SW’ 등 레거시 제품은 글로벌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유럽이 과도한 규제를 만들면서 AI 혁신의 중심이 미국과 중국으로 넘어간 일을 참고해야 한다.

다섯째, 글로벌 경쟁의 가혹함이다. 26만장이 많아 보이지만 메타는 60만장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각각 수십만장을 보유한다. 더 큰 문제는 경험이다. 빅테크들은 이미 수년간의 대규모 클러스터 운영 노하우가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제 시작이다. GPU 배치에 2~3년 걸린다면, 그때는 이미 구세대다.

1996년 고 이건희 회장이 ‘전 국민 초고속 인터넷’을 제시했을 때도 비현실적이라 했다. 하지만 한국은 10년 만에 해냈고, 그 위에서 e스포츠와 K컬처가 꽃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때의 결단이다. 생태계·전력·인재·규제·속도. 이 다섯 가지 숙제를 풀지 못하면, 26만장의 GPU는 선물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 상실’의 증거가 될 것이다.

황 CEO는 ‘한국의 잠재력은 무한대’라 했다. 하지만 잠재력이 현실이 되려면 숙제를 풀어야 한다. 화려한 기자회견 뒤에는 냉정한 현실이 있다. GPU 26만장을 제대로 쓰는 것은 첩첩산중이다.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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