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통보…수익성 개선 기대
국내 최대 자동차 운반선사 현대글로비스가 미국행 운임을 올리기로 했다. 미국 부두 입항 수수료가 오른 데 따른 조치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자동차 운반선 운임 수수료 인상에 따른 자동차 운임 인상 계획을 최근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고객사에 통보했다.
미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14일부터 외국에서 만든 자동차 운반선에 순t수(실제 화물을 싣는 공간 크기)당 46달러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를 운임을 올려 고객사 비용으로 반영한 것이다.
통상 선박당 순t수는 약 2만t이고, 여기에 t당 46달러와 평균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미국 입항 1회당 수수료 13억원이 부과되는 셈이다. 해운 운임의 경우 불가항력적인 비용은 선사가 아닌 화주가 부담하는 것이 업계 관행으로 돼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2분기 기준 자사선 35척, 용선 61척 등 96척 자동차 운반선을 운영하며 연간 미국에 160~170회 입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순t수 1만9322t급 선박 기준으로 5회 입항 시 약 64억원이 발생해 연간 수수료 규모는 최대 2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현대글로비스는 경쟁사 동향 등을 파악해 구체적인 분담률을 정할 계획이다. 미국 자동차 고율 관세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비용을 과도하게 전가하면 화주사가 반발할 수도 있다. 또 현대글로비스만 운임을 올리면 업계의 눈총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른 경쟁 선사들이 미국의 입항 수수료로 화주사에 추가 부과한 금액 규모는 업체별로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운임 할증이 지난달 14일부로 소급해 적용될 경우 현대글로비스는 애초 우려됐던 수익성 악화를 면할 수 있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