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정보통신기술 분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무단 소액결제와 해킹 사태를 겪은 KT가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USIM) 무상 교체 여부를 4일 결정한다. 같은날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4일 이사회를 열어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을 무료로 교체할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다만 위약금 면제 방안은 이번 안건에서 제외됐다.
KT는 지난 9월18일 해킹 흔적 4건과 의심 정황 2건을 확인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KISA가 외부 제보를 토대로 사실 확인을 요구한 지 약 두 달 만의 조치였다. ‘해킹 인정’ 이전인 8월5일부터 약 한 달 동안에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통한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잇따랐다.
KT는 지난달 21일부터 펨토셀에 강제 접속된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와 유심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 방안은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가입자들 사이에서도 보안 우려가 확산되자, 국회에서 추가 조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검토됐다.
‘유심 교체’ 문제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린 데 대해 “소극적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SK텔레콤이 최고경영자(CEO)의 결단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신속히 시행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KT는 위약금 면제 여부도 민관합동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는 해킹 경로와 내부 검토 절차 등 상황이 서로 다르다”며 “유심 교체 여부는 내일 이사회에서 의결될 예정이고, 위약금 면제는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별도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추진 안건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KT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 임기 만료 3개월 전까지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김영섭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사태가 수습되면 사퇴를 포함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연임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KT 새노조 등은 이날 ‘KT 정상화를 위한 김영섭 퇴진 공동행동’을 출범하며 김 대표의 퇴진을 압박했다. 공동행동 측은 기자회견에서 “KT가 ‘AICT 전환(AI와 ICT 융합)’을 명분으로 58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불과 10개월 만에 노동자 6명이 숨졌다”며 “김 대표 취임 이후 본업 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