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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들의 ‘블랙 유머’

입력 2025.11.03 19:33

수정 2025.11.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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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1941년 12월 백악관을 방문했다. 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마저 나치에 무너지자 참전을 망설이는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미국엔 외국 정상을 위한 영빈관이 없어 처칠은 백악관에 묵었다. 하루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처칠의 방에 들어갔다 목욕 후 알몸 상태인 그를 보고 “실례했다”며 나가려 하자, 처칠은 “보시다시피 영국 총리는 숨기는 것이 없다”고 했다. 처칠의 ‘알몸 외교’는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냈고 2차 대전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영국 윈저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말을 탔다. 그런데 여왕이 탄 말이 계속 이상한 소리를 냈다. 무안해진 여왕이 “미안하다”고 하자 레이건은 “괜찮다. 말이 그런 줄 알았다”고 했다. 평소 잔소리가 많은 여왕을 말 울음에 빗댄 농담이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온 김대중 대통령에게 “나는 중국과 인도네시아도 가고 비공개로도 많이 갔는데 구라파(유럽) 사람들은 왜 은둔생활을 하느냐고 한다.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고 했다. 예상치 못했던 김정일의 유머에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졌다.

정상 만남은 외교의 정점이다. 정상의 말 한마디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외교적 결례가 되기도 한다. 뼈 있는 농담도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아야 웃으며 대화할 소재가 된다.

지난 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중국산 샤오미 스마트폰을 선물했다. 이 대통령이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라고 하자, 시 주석은 “백도어(비밀 해킹 프로그램)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라”고 했다. 중국산 IT 기기 보안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지만, 두 정상은 이를 농담 주제로 삼으며 활짝 웃었다.

시 주석이 누구나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을 선물로 준 이유는 뭘까. 그 힌트는 이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한국 제품이라는 데 있는 것 같다. 시 주석은 미·중이 전략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도 한·중은 경제적으로 협력해야 할 사이라는 뜻을 담아 샤오미 스마트폰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경북 경주 소노캄 호텔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서로 준비한 선물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경북 경주 소노캄 호텔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서로 준비한 선물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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