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주택 5채 중 1채는 서울 ‘강남 4구’ 집중
4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부동산재산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정부의 실질적인 집값거품 제거 정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2024년 4월 치러진 22대 총선 당선자들이 보유한 주택 5채 중 1채는 서울 강남 지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선자 5명 중 1명은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였다. 고가 주택·다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들이 ‘집값 안정’과 ‘투기 억제’를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2대 국회의원 부동산재산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지난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을 기준으로 22대 총선 당선자들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분석했다. 대통령비서실 등으로 이동한 ‘전 국회의원’까지 포함한 22대 총선 당선자 299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당선자는 총 300명인데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재산 신고를 하지 않아 제외됐다.
299명 중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234명, 이들이 본인·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주택은 총 299채였다. 정당별로 보면 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65명 중 129명(78.18%),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7명 중 90명(84.11%)이 주택을 갖고 있었다.
다주택자는 61명으로 조사 대상자 중 20.4%를 차지했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35명으로 더불어민주당(25명)보다 더 많았다. 국민의힘 의원 3명 중 1명(32.7%)은 다주택자인 셈이다.
조사 대상자 중 61명(20.4%)이 이른바 서울 강남 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에 집을 갖고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이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이 20명,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은 각 1명, 전 국회의원은 3명이었다. 이중 17명은 소유한 집을 임대하고 다른 곳에 살고 있었다. 민주당은 20명 중 11명, 국민의힘은 36명 중 4명이 해당 주택 임대를 신고했으며 전 국회의원 2명도 임대 중이었다. 상가나 빌딩 등 비주택건물을 사들여 임대 수익을 내는 사람도 48명으로 조사됐다. 비주택건물 1채를 임대한 경우는 35명, 2채 이상을 임대한 경우는 13명이다. 비주택건물을 보유한 사람은 조사 대상자 72명(24.08%)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의 부동산 재산 평균은 19억5000만원이었다. 2024년 기준 국민 평균 부동산 재산(4억2000만원)의 약 4.6배 수준이다.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사람은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382억원)이었고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314억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20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조사 대상자들이 보유한 아파트 251채 중 221채를 대상으로 시세 조사도 진행했다. 올해 기준 시세는 평균 15억2000만원으로 신고가 평균(8억5000만원)의 2배에 가까웠다.
경실련은 “공직자가 고가·다주택을 보유한 채로 ‘집값 안정’과 ‘투기 억제’를 주장하면 진정성과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1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실사용 목적 1주택 외 토지·건물 보유와 매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정부가 제대로 된 서민 주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